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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같이 먹고 살자는 데

by Aphraates 2022. 10. 12.

대내외로 소란스럽다.

크고 작은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 엄습해오고 있다.

늘 그래왔지만 좀 심하다는 걱정이 든다.

비단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겠으나 남의 어려움보다는 우리의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이기적인 속성상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대처하는 방식도 어려워 보인다.

이럴 때는 과거로 회귀하여 국가주의로 가도 괜찮을 것 같다.

미국 제 35대 대통령의 존 F. 케네디 취임사에서의 명언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냐를 묻지 말고, 여러분이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집시다까지는 아닐지라도 좋은 것은 신구를 가리지 말고 계속해서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런데 그 무슨 고리타분한 이야기냐며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며 개인주의가 약진이다.

돌아가는 판이 그렇게 맞지 않고 이상과 현실이 따로 도니 깨지는 소리가 나고 이마빡이 터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Lady First(숙녀 먼저)가 아니라 Gentleman(신사 먼저).

형님 먼저 아우 먼저가 아니라 우선 자기부터 먼저다.

 

다들 자기 살 길 찾기 바쁘다.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라는 프레임으로 나온다.

상부상조, 동고동락, 공존공생은 힘을 받지 못 한다.

 

말 폭탄이 무성하다.

아차 싶은 설화 같기도 하고 의도적인 작심 발언 같기도 하다.

존재의 이유를 부정하는 듯한 센 발언도, 자존심 상하는 부끄러운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권위주의 독재주의 시대 같으면 물고를 당할 반국가사범에 인간 대접 받지 못 하는 파렴치범으로 철퇴를 맞을 텐데 평등주의 자유주의 시대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지나간다.

실수로 한 마디만 해도 경악을 급치 못 하여 여간해서는 듣지 못 하던 쌍욕이 일상어처럼 된 청소년들의 대화방 같기도 하다.

이제는 만성이 됐다.

듣고 들어도 귀가 간지럽거나 부끄럽지 않다.

약한 술로는 취하지 않으니 갈수록 독한 술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

 

이럴 때는 다 같이 똘똘 뭉쳐서 허리띠 졸라매고 콩 한 쪽이라도 나눠 먹는 지혜와 슬기가 필요하다고 점잖게 충고하고 싶다.

시도도 많이 해봤다.

하지만 돌아오는 말은 니나 잘 하세요이니 없던 일로 치고 영구 없다로 갈무리해야지 다릴 취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자 다른 삶을 산다해도 일심동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 같은데 요원한 희망사항이다.

 

새벽 자전거 드라이브를 하다 보니 청춘광장 거리에 택시가 한 대도 없다.

차가 오기를 기다리는지 고성방가 하는 취객 청춘남녀들만 군데군데 모여 있었다.

아직들 자고 있을 텐데 조요조용 야기할 것이지 새벽 구보하며 구령 붙이는 논산 훈련소도 아니고 좀 못 마땅했다.

장본인들이야 평상시처럼 이야기하는 거라 할 수도 있고, 내입 갖고 내가 말 하는데 뭐 보태준 것 있느냐 오히려 더 큰소리로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혼자 내 멋대로 살아서는 안 되는 세상이다.

개인 인성 문제이고 공동 시민 정신 문제라는 것을 알고 할 것은 하고 지킬 것은 지키며 자중 자애했으면 좋겠다.

 

새벽 번화가 택시가 없는 것이 이상하다.

전 같으면 손님 하나라도 더 태우려고 택시들이 길게 줄 서 있었다.

지금은 택시는 안 보이고 기다리는 승객들만 어슬렁거린다.

택시 승차난이니 택시 요금 대폭 인상이니 하는 문제와도 연결된 복잡한 상황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며칠 전에 어떤 시민이 화면에 나와 하소연하던 것이 생각났다.

봉급만 안 오르고 다 올랐다.

택시 요금도 대폭 인상된다는데 왜 택시만 생각하고 가장 중요한 축인 손님은 생각 안 하냐며 퍼부었다.

심야에 할증 요금을 내면서까지 택시를 타는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단다.

강남에서 술 먹다가 늦어서 대중교통인 지하철이나 버스를 놓쳐서 그런 것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하여 밤샘 일하다가 귀가하는 것인데 왜 그런 어려움은 무시하고 택시만 생각하여 택시 요금을 왕창 올리냐는 것이었다.

 

어느 샐러리맨의 불마도 상기해본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물론이고 웬만한 기업도 코로나로 인하여 손실을 봤다고 상당한 보상을 해주었다.

농어민은 자연재해 피해 보상금이 관례처럼 돼 있다.

더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는 것은 좋은데 유리지갑의 쥐꼬리만 한 월급쟁이는 뭐냐고 울분을 토했다.

주식에 실패하거나 영끌 주택 구입한 청춘들 문제가 크다면서 대폭 지원을 해준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단다.

하지만 애 들쳐 업고 셋방살이 전전하던 세대들은 큰살림을 일궈 놓고도 근근한 노후를 보내는 것은 뭐냐는 것이었다.

과거와 현재를 등치하여 비교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화합 차원에서라도 형평 유지는 필요하다.

돈을 벌려면 업을 해야 한다며 떵떵거리고 봉급쟁이를 불쌍하더니 형편이 좀 어려워지자 돈 내놓으라고 야단법석이다.

하루 벌어 하루 산다고 고통만 말할 것이 아니라 아등바등 살며 버티는 것처럼 돈이 잘 벌릴 때 저축해 놓고 있다가 비상시에 써야 할 것이다.

봉급쟁이들의 알량한 비상금마저 털려나가는 것은 아니다.

 

올릴 것은 올리고, 줄 것은 줘야 한다.

같이 먹고 살자는 데 그게 싫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신 공정하고 공평해야 한다.

일그러진 부익부빈익빈은 절대 반대다.

약육강식의 논리에 따라 없는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있는 사람들 호가호의에 쓰라고 대주는 격이라면 아니 될 일이다.

 

오늘은 체력장 받는 날이다.

집 옆에 있는 88 올림픽 기념 국민생활관 센터에서 한다.

어제 국민체력100” 센터 회원가입과 함께 오늘 오전으로 예약도 했다.

측정 항목에 대하여 살펴보고, 1등급을 받기 위하여 동영상을 보면서 트레이닝도 했다.

원래는 몸을 다듬고 실하게 만든 다음에 천천히 받으려는 계획이었는데 서둘러야 할 상황이 발생했다.

7월부터 입찰 기준이 바뀌어 국민체력 3등급 이상을 받아야 현장 업무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 지난 주말이었다.

그런데 인증서를 지참하고 회사로 출근하라는 통보가 어제 급하게 왔다.

어디 현장에 파견하려는 취지인 것 같은데 왜 그러냐고 묻지 않고 일단 회사 지시대로 따르는 것이다.

반갑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조직원으로서는 회사 방침과 지시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니 평온 속에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임해야겠다.

 

같이 먹고 살자는 데 있어서 동심(同心)과 동행(同行)은 이견이 없는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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