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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뒷다마

by Aphraates 2022. 11. 29.

비 내리는 영등포가 아니었다.

비 내리는 둔산(屯山)에서 소맥폭탄작전으로 카타르 월드컵의 우리 태극 전사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2002년 둔산 거리에서 많은 남녀노소 주민들이 모여 치맥을 추켜올리고 대형 TV를 통해 하던 한민국”의 외침을 리마인드한 것이다.

그 때 그 시절을 재현하고 싶었지만 이번은 겨울이기도 한데다가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

1차는 소맥폭탄, 2차는 각기 집에서 하기로 하고 헤어져 귀가했는데 가물가물하던 술이 확 깰 정도로 아쉬운 한 판이었다.

 

뒷다마가 안 나올 수 없다.

뒷담화가 표준어인 뒷다마는 아름답지 않으나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우호적이 아니라 적대적인 분위기에서 나온다.

좋은 일이나 승자에게서가 아니라 안 좋은 일이나 패자에게서 나온다.

고분고분하고 조근조근할 수가 없이 험악해질 수밖에 없다.

피하고 싶지만 수용하는 편이 낫다.

관전평이든, 후폭풍이던, 반성과 후회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것이니 당하는 측에서는 받아들이고, 가하는 측에서도 적당히 하여 갈무리를 하는 것이 좋다.

미주왈고주왈 따지면 피차 상흔만 커진다.

 

대한민국과 가나.

서로가 꼭 이겨야 할 상대였다.

네들은 우리를 위하여 희생양이 돼 줘야 하겠다.

객관적인 평가로도 우리보다는 네들이 약체이니 인정을 해야겠다.

야박하게 말한다고 서운해 하지 말고 순리에 따르기로 하자.

 

그렇게 서로 정면 대응하면서 뒤로도 암투를 벌였었는데 우리가 졌다.

실력부족이든, 작전 미스든 패자가 된 것이 현실이다.

남은 경기를 해봐야 최종적으로 누가 웃을지는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우리가 불리한 것은 맞다.

결과가 불만이고 아쉽다.

피파 랭킹(28:61)과 국력 규모(10:67)로 봐도, 역대 전적(33)이나 현역 선수 진으로 봐도 밀릴 이유가 없는데 고전을 했다.

 

뒷다마도 일고 있다.

심판과 감독과 선수들에 대해서는 칭찬보다는 비판이 많다.

이겨주기를 바랬던 열망이 실망으로 돌아오자 벌어지는 화풀이인 셈인데 그도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으니 인정하면서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길어서는 아니 된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마무리와 후일을 도모하는 것도 중요하다.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여 16강 진출의 실마리를 찾기 바란다.

정 안 되면 지금으로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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