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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버르장머리

by Aphraates 2023. 4. 19.

YS께서 불편한 한일관계와 관련하여 일본을 향해 분노하셨다.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언성을 높이신 것이다.

국가 원수로서 좀 격에 안 맞았으나 한 방 날린 것이 통쾌했다.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내일을 생각지 않고 나온 돌발 발언이었지만 반일 감정이 팽배한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미운 O에 떡 하나 주는 것이 아니라 채찍을 가한 것이라며 역시 물불 안 가리는 YS답다는 칭송과 함께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그 뒤로 30년이 흘렀다.

500년이 넘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100년이 넘은 일제 36년을 생생하게 떠올리는 일들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달라진 것이 별로 없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것 같다.

한일관계의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현실도 녹녹지 않은 듯하다.

 

역대와 현 정부의 일본관과 역사 인식에 하여 상세하게 기술한 기사가 실려 심도있이 살펴봤다.

뭔가 달라진 면을 보고 싶었지만 불충분하다.

지정학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인간적으로는 먼 이웃, 본받을 것이 많다고 하면서도 왜 O이라고 무시하는 나라, 여행하기 편리하지만 끌리는 구석이 적은 경제 대국......, 긍정적이기보다는 그런 부정적인 면들이 더 돋보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국가관은 시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일심동체가 되어야 할 명분은 넘치고 넘치니 개인적으로 호불호를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다.

버르장머리를 통하여 둘의 관계를 조용히 생각해본다.

 

YS의 그 버르장머리는 따봉이었다.

뜯어고쳐야 할 큰 버르장머리였다.

그런데 지금도 그 버르장머리는 여전하다.

아니, 더 기가 승하여 악화한 듯한 느낌이다.

 

버르장머리가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YS의 통쾌함을 모방하여 OX이나 버르장머리 고쳐놓겠다고 큰소리치는 예가 늘어나고 있다.

급기야는 종교인이 정당을 향해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일갈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흉내도 흉내 나름이다.

가당치도 않은 모습에 열광하는 사람도 있다.

생각해볼 일들이 많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가 뛰는 것은 별로 안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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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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