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얘기가 자주 나온다.
물가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다.
물가는 국내외적인 여러 문제로부터 불거진 것이다.
소비자는 고통스럽다.
일은 다른 데서 저질렀는데 피해는 엉뚱한 데서 보는 격이다.
그래도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다.
다들 어려운데 남 돌볼 새 없는 냉엄한 현실에서 누구 하나 도와 줄 사람 없다.
나날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탄식만 할 순 없다.
더 악화하기 전에 물가를 잡거나 떨어트릴 무슨 좋은 방안을 찾아야 한다.
어어 하며 우물쭈물하다가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심각해질 수도 있다.
여기서 빵 이야기 하나 하자.
요즈음 어디를 가든 맛있는 브랜드 제과가 많다.
구멍가게식 동네 빵집은 여행객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길가에서 증기를 뿜어내는 찐빵집 정도이지 다른 빵집은 찾아보기 힘들다.
빵은 가끔 먹는 편이다.
주로 재래식 만두와 단팥빵, 호떡과 풀빵이다.
브랜드 빵이 맛있긴 하지만 드문드문 찾는다.
빵값이 그렇게 비싸냐고 할 정도로 부담스러워서 옛날식 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촌스럽게 길든 입맛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부자 산유국 유목민과 비슷하다.
석유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떼 돈을 벌어 자국민인 사막 유목민들에게 최신형 아파트를 지어서 공짜로 주었단다.
그런데 유목민들이 좋다고 들어가 사는 게 아니라 거기에는 낙타를 키우고 본인들은 모진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에서 텐트 같은 전통 가옥을 짓고 살더란 것이다.
낙타 사랑이 아니라 전통 생활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었다.
빵 중에서 가장 아래로서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이 즐겨 찾던 붕어빵도 먹기 어렵게 됐다.
붕어빵이 멸치 빵으로 둔갑했다.
붕어빵을 그리워하며 멸치 빵으로 간 보기나 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장사하기 빡빡한데 값을 올리기는 부담스러우니까 양을 줄여 결국은 값을 올리는 효과를 가져오는 식이 된 것이다.
붕어빵 크기가 팍 줄어 멸치 빵이 됐다.
말로만 듣던 것을 지난주에 몸소 체험하였다.
지지난 주 장어집에 갔을 때 눈에 보기에도 그렇고 먹어보니 실제로도 양이 준 것을 보고 실망스러웠었다.
식당에 가서 음식량이 적다고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런 현상이 일상화되다시피 하는 것 같았다.
소맥 폭탄 부대 작전을 마치고 차 한잔하자며 카페에 갔다.
한 집 건너 한 집 있는 식으로 많은 카페이지만 우리 특수 부대 작전 마무리로 가는 곳으로 정해져 있는 그곳으로 갔다.
따끈한 고구마 차를 6잔 시켰는데 재료가 소진되어 5잔밖에 안 된다고 하여 다른 차 한 잔을 시키고는 케이크도 주문했다며 가져왔다.
그게 새끼 붕어빵 즉, 멸치 빵이었다.
붕어와 멸치 크기가 어떤지 비교를 해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5배 이상 차이는 날 것이다.
눈에 잘 안 보일 정도로 작은 붕어빵을 보고 처음엔 그게 뭔가 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고 먹어보니 붕어빵이었다.
들어갈 것은 다 들어가 있었다.
에게게였다.
너무 작았다.
기존 것과 비교해보면 밤톨과 콩알 정도였다.
너무 했다.
붕어와 멸치가 유별하거늘 새끼 붕어보다도 작은 것을 멸치 빵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 같았다.
장사로서 궁여지책이라는 이해도 되었지만 손님으로서 농락당한 느낌이기도 했다.
생선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멸치는 좋아하는 생선 중의 하나다.
멸치회라던가 멸치무침이나 멸치탕 같은 생물 멸치는 아니고 마른 멸치다.
멸치처럼 말랐다는 표현이 있듯이 그 반대로 통통한 편인 사람으로서 멸치를 좋아하는 것은 역설적일 수도 있다.
어쨌든 마른 멸치를 고추장 찍어 술안주나 밥반찬으로 한다던가 고추장을 곁들이거나 기름을 넣어 달달 볶은 멸치를 잘 먹는다.
그런 멸치가 붕어 새끼로 둔갑한 게 안쓰럽다.
썩어도 준치라 했는데 아무리 작은 붕어빵이지만 그를 두고 멸치 빵이라고 하다니......, 미안해하는 맘은 이해되지만 세상살이 참 얄궂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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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