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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사진

공산성

by Aphraates 2023. 12. 31.

1970년대 사진이니 미당 선생보다는 좀 아랫 연배들 같다.

하지만 발전하고 개발된 지금과는 천양지차인 그 때를 생각하면 별반 차이가 없는 공산성과 금강 모습이다.

 

미당에서 공주로 유학하였을 때는 어지간히도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 

엄마가 보고 싶고, 집이 그립고, 친구들이 보고 싶었다.

그럴 때마다 공산성에 올라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넓은 벌판 전막(지금의 신관)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켰다.

그 당시에 나온 노래중의 하나가  "강건너 등불"이다.

아직 애인을 생각할 나이는 아니었지만  엄마고, 집이고, 친구가 다  애인이 될 수 있는 노래였다.

그런데 나중에 동생들로부터 들은 엄마의 이야기는 불효막심한 자식을 자첵하는 것이었다.

세상물정 모르는 엄마가 막내 아들을 멀리 보내 놓고서  한시도 맘이 편치 않으셨단다.

바시락거리는 가랑잎 소리만 들려도 죙연이가 왔나보라고 문을 열고 집안을 둘로보셨고, 날이 좀 덥거나 춥기라도 하면 우리 죙연이 배곯지 않고 잘 있는지 걱정이셨단다.

 

나이 들고 성장하면서 공산성과 금강은 그리움과 추억으로 남기고 인생살이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는 중에 형도, 아버지도, 엄마도 가시었다.

얼마전에는 등단시부터 함께 문단 활동을 하며  흉금없이 지내던 정 작가가 불치의 병으로 요절하였다.

그 때부터 엣날 유학시절이 다시 생각나면서 공산성과 금강이 새로이 와 닿았다.

부모님이 계실 때는 한 주가 멀다 하고 가던 본가였지만 지금은 특별한 일이 있거나 당신들이 그리울 때 다녀오는 정도다.

금강변 길을 달리면서 신관에 정차하여 예전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공산성 과 금강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는 것으로 아련한 가슴을 달래곤 한다.

 

올해가 다 돼 간다.

그 때 그 시절의 노래를 듣고 그리워하면서 저승의 평안하심을 기도드린다.

그리고 데보라와 아프라에테스는 착하고 선하게 잘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https://youtu.be/y3VNwg-Qhgw?si=32zOQpgUDQpd8Wca

강 건너 등불 / 정훈희 / 전자올겐 경음악,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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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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