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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소장정

by Aphraates 2024. 9. 14.

2주간 리프레시 교육으로 바빴다.

열차를 이용하여 서울(안양) 출퇴근하며 수강하는 일정이었다.

그저께는 교육에 참여하신 대전과 신남원 OB 해후 만찬 때문에 일박을 하기도 했다.

대전 도시철도 정부청사역(05:30첫차)-대전역 무궁화(06:14)-수원 서울지하철 1호선(07:30)-금정역 4호선-인덕원역-버스(08:20)-흥안대로 전기기술인협회교육장(09:30) 그리고, 귀가할 때는 일정치 않은 시간(17:00-18:00)대로 이동하여 무사히 마쳤다.

물론 전문가로서 3년마다 참가해야 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내용이 좋았고, 전국 각지에서 참가하신 OB분과의 만남은 재교육의 의미를 더 실하게 해주었다.

 

어제 마지막 날은 많이 피곤했다.

기본 행랑에 교재 5권을 보태니 무게가 상당했다.

어깨가 묵직한 것을 넘어 아프고 땀도 났다.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날이어서 열차 좌석은 이미 매진되어 요령을 부렸다.

금정에서 1호선 급행을 타고 천안까지 와서 천안에서는 ITX 입석을 타고 내려왔다.

1시간이 안 걸리는 서 있는 시간이지만 행랑무게에 쌓인 피로가 겹쳐 출입구에 앉아 졸거나 스마트폰을 하는 청춘들처럼 주저앉고 싶은 생각도 해봤지만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아서 행랑을 멘 채로 통로 쪽에 서 있었다.

무작정 여행을 왔다는 캄보디아 젊은 부부와 대화를 나누던 초로의 부산 사나이가 빈자리에 잠깐 앉으시던가 배낭이라도 선반에 내려놓는 것이 어떠냐고 하였지만 감사 표시로 웃고는 괜찮다고 하였다.

 

향촌 집에 오자마자 행랑을 풀 새도 없이 집을 나섰다.

성당 향촌 구역회가 열리는 감자탕연구소로 갔다.

교우 분들께서 많이 수척해졌다고 걱정하시어 바쁘게 다니다보니 그런 것 같긴 한데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씀드렸다.

대신 소맥폭탄은 감자탕 수제비 몇 점을 안주로 하여 3개만 터트렸다.

기본 정량이 5개인데 여건이 허하지 않으면 그렇게 3개로도 만족할 수 있는 소맥 폭탄이다.

 

소장정(小長程)이 마무리됐다.

중국의 대장정(大長征)을 벤치마킹하여 그렇게 이름을 붙여봤다.

장정(長程)이든 장정(長征)이든 크고 작은 장정은 계속될 것이다.

누구한테라도 그럴 장정은 순탄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기복이 있을 것이다.

잘 이기고 반겨야 할 것이다.

주변에서는 전문가로서 늦게까지 일하는 것이 얼마나 좋으냐고 부러워하지만 가족들은 그렇게 일을 안 해도 문제없을 텐데 이제 그만 두는 것이 어떠냐는 걱정을 아래도 하는데 체력과 머리가 허용하는 한 당분간은 그런 거 저런 거 따질 거 없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

 

욕심이 넘치는 과욕이 아니다.

화황스러운 만용도 아니다.

일 중독도 아니다.

일이 있으니, 일을 할 수 있으니 한다는 것이다.

일을 안 하고 소일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못 견딜 거 같다.

실컷 놀고, 마시고, 책을 보고, 글을 쓰고, 잠을 자도 남아도는 시간을 어찌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일하면서도 그 정도의 여유는 가질 수 있으니 일하는 것 이외는 대안이 없음을 경험을 통해 잘 아는 것이다.

호불호는 그 때 그 때 다르니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니 그런 거 걱정하느라 수고하지 말고 지금대로 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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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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