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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사진

때가 왔다

by Aphraates 2024. 9. 30.

하우스 푸어(House Poor)인가, 푸어 하우스( Poor House)인가.

구걸인가, 산책인가.

1996년도 LA 헐리우드 유니바셜 스튜디오 모자를 쓰고, 나른나른해진 와셔츠와 시멘트 바닥에 문질러도 안 떨어지는 마년 무끼 바지를 입고, 삼천포 살이 시절에 비상용으로 잔뜩 사 놓은 1회용 마스크를 쓰고, 고인이 된 임(林) 후배가 만들어 준 2007년도 지팡이를 흔들며 나선 행색과 행차에 답은 있다.

 

무작정 걷는 거지, 마음이 가난한 거지다.

오랜만에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새벽에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백화점 문도 두들겨 보고, 대덕대로도 활보해 보고, 오피스 빌딩도 바라보고, 데보라와 함깨 가는 단골 칼국수집도 들여다 보고, 소맥 폭탄 2차 카페도 가보고, 단골 안경점과 전화 가게와 꽃 도매시장도 지나고,  친정집 불공장 둔지 변전소도 거치고, 향촌 이웃인 파랑새도 쳐다보고......, 

 

때가 왔다.

두 눈이 먹먹하고, 코가 간질간질하고, 시도 때도 없이 재치기가 나온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https://youtu.be/P9YYJRI3w3E?si=Rc679ArkHguTO4py

신계행 - 가을사랑,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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