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이다.
출입증 발급을 받을 때다.
신규 입사자인 H 과장님한테 출입증에 부착할 6개월 이내에 촬영한 3X4 크기의 사진을 되도록 빨리 발급부서에 제출하라고 했다.
잠시 멈칫하더니 지갑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이면서 겸연쩍게 말했다.
아가씨적에 찍은 사진인데요 사진과 실물이 다르다고 할지 모르겠어요.
그러면서 내미는 데 어떤 묘령의 아가씨 사진이었다.
자세히 보니 앞에 있는 사람과 사진은 동일 인물이었다.
언뜻 보면 전혀 딴판이라 할만했다.
본인이 내미니 자기 사진이라 하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왜 거짓말하느냐며 진짜 사진을 내라고 할 것 같았다.
의아해서 사진을 보고 있으니 부연 설명을 했다.
저도 이렇게 날씬할 때가 있었다고요.
결혼하여 출산하고부터 이렇게 됐다면서 자기 얼굴을 가르치며 웃었다.
바로 말했다.
아차 싶어서 말한 게 아니다.
위로하는 차원에서 하는 말이 아녜요.
조금 오버하는 것 같긴 하지만 지금도 그 정도면 준수하니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면서 가능하다면 쬐끔 줄이는 것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더니 좋아했다.
나중에 나이 들어서는 체중이 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젊어서는 잘 먹고 많이 활동하는 게 좋다는 평소 생각이다.
문제라면 먹는 것은 푸짐한데 움직이는 것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200근 120kg의 백금녀든, 그이 1/3인 40kg 빼빼로든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신체활동을 하고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다.
너무 먹어서 탈이라고 한다.
기아에 허덕이는 빈곤국을 제외한 지구촌 대부분 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란다.
먹는 이야기를 하면 치사하고 미련 맞지만 안 할 수가 없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인데 그 얘기를 빼면 앙꼬없는 찐빵이다.
우리의 현실을 볼 때 먹는 것을 줄여야 할 처지다.
그러나 쉽지 않다.
식탐하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먹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무리다.
먹는 것을 줄여야 하지만 먹을 것만 보면 참을 수 없어 포기하고 만다.
그러면서도 조금만 불어나면 체중을 감량하려고 애쓴다.
1kg을 감량하려면 10kg의 땀을 흘리며 일하거나 운동해야 하는데 고통이 심할 뿐 아니라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되는 게 그거다.
건강상으로는 만병의 원인은 비만이고, 미용상으로는 뚱뎅이처럼 보기 싫은 사람도 드물다고 한다.
그런데 조그만 배가 고프면 하늘이 노랗게 되고, 한 끼니만 거르면 팔다리에 힘이 쪽 빠져 매우 많아 아니 먹고서는 못 배기니 어찌하오리까.
그런데 없어서 못 먹거나 먹어도 먹어도 부족하다는 영양실조라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가.
입영 신체검사에서 1~7등급까지 판정한단다.
1~3등급은 현역 입대, 4~7등급은 보충역이든지 병역 면제라고 한다.
그중에서 거구증 과체중으로 판정받아 군에 못 가는 청춘은 종종 있어도 왜소증 체중미달 판정을 받아 입영하지 못하고 귀향 조처되는 일은 드물다는데 그래도 있다니 희한하다.
“풍요 속의 빈곤”의 한 장면인 것 같다.
<"보릿고개도 없는데 이럴 줄은"…영양섭취부족 1위 찍은 세대>라는 기사다.
뚱보와 갈비씨를 다시금 생각게 한다.
되고 싶어서 뚱과 갈이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깊이 고민할 문제는 아닐 것이다.
조금만 신경 쓰고 의지를 실천하며 해결될 문제이고, 문제가 좀 있을지라도 부끄럽거나 사생결단으로 나설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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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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