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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울고 왔다 울고 가는

by Aphraates 2025. 3. 30.

울고 왔다 울고 간다.

1936년에 발표된 고 황금심 가수님의 알뜰한 당신의 노랫말이다.

미당 선생이 문화동 학교 시절에 하숙집에서 무슨 의미인 줄도 모르고 기타를 쳐 가며 흐드러지게 부르던 노래이기도 한데 지금도 맘에 와 닿아 가끔 콧노래를 부르곤 한다.

 

그의 영향인지 우리 동네 뒷동산 칠갑산 고개를 넘나들 때도 울고 왔다 울고 간다는 사연을 덧붙이기도 한다.

미당 선생 본인이 그런 게 아니라 청양을 거쳐 간 사람들이 그러신다.

가방을 들처메고 비포장의 36번 국도를 달리고 달려 충청도 알프스이자 오지인 청양의 칠갑산 고개를 넘을 때면 앞으로 이런 곳에서 어찌 살 것인가 하고 긴 한숨과 함께 가슴을 쳤단다.

그러나 와서 살아보니 정감어리고 진솔한 사람들에 한적하고 쾌적한 소도읍 청양에 정이 들어 이삿짐을 싸들고 고향으로 또는 타지로 부임하려고 하면 칠갑산을 넘을 때는 아쉽고 서글픈 눈물이 절로 흘러나왔단다.

 

시골에 대한 칭찬이자 폄하일 수도 있는데 미당 선생한테는 그와는 다른 감정의 이입이 저절로 우러난다.

호불호의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고향이기 때문이다.

객지 생활 많이 하였으니 이제는 고향으로 와서 살아야 되지 않느냐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고향은 고향으로서 족하다.

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다른 것이 끼는 것을 한사코 반대한다.

아련한 그리움과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싶지 현실적인 문제와 병합하여 공존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

 

청쫄(靑卒) 모임을 대천 해수욕장 바닷가에서 했다.

한국전력 청양전력소 창립 40주년 기념식 차원이었다.

청양 전력소를 거쳐 가신 OB와 현재 재직하고 계신 YB들이 상당히 많은데 미당 선생은 미당 선생 식으로 청쫄이라고 칭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렇게 부르는 게 편해서 늘 그렇게 부르고 있다.

그립고 그리운 사람들과 가고 또 가도 정겨운 청양의 이웃 동네 대천 바닷가에서 바로 발아래까지 올라온 밀물과 함께 모여 외치는 브라보와 정담이 참 좋았다.

인생살이 고달파도 이런 것이 사람 사는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도 종종 이런 해후와 상봉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미당 선생이 대천 현장에 있는 2-3년 여 동안 여러 방면으로 바람을 잡아 청양과 대천과 대전에 끈이 닿아있는 분들과 함께 하고픈데 잘 되리라 믿는다.

 

https://youtu.be/y9Y8zg-0SaM?si=NzGEyCiNhQFiqRz6

30년대 아이유~ 황금심(알뜰한 당신 / 칼라변환) - 1960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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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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