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마지막 날이다.
아울러 1/4분기 마감일이다.
며칠간 심술부리던 꽃샘추위도 마무리되는 듯한 날이다.
대천에서 중요한 공정이 있는 날이기도 하다.
그런데 대천이 아닌 대전에 있어야 하는 날이 됐다.
모든 면에서 공적인 일을 우선시하지만 오늘은 불가피하게 그러질 못하게 됐다.
오래전에 분기별로 예약된 대학 병원 정기 진료일이기 때문이다.
공과 사가 겹칠 때는 공이 먼저인 것이 생활 모토이지만 이번은 그를 지킬 수 없게 됐다.
이번 예약을 변경하면 7월 이후에나 진료가 가능하다는 담당 간호사 선생님의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환자가 많으냐고 물으면서 불만을 표했더니 환자도 많은 데다가 담당 교수님의 다른 일정이 있어서 그렇다고 양해를 부탁하셨다.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공적인 일에 양해를 구하고, 단도리를 해 놓고서 하루 대체 휴무를 하기로 했다.
주된 목적은 병원 진료이지만 칭병 아닌 칭병을 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토요일과 일요일도 없이 대천 현장에 머무르다 보니 평일에 처리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지 못했는데 오늘 겸사겸사해서 싹 정리하기로 했다.
병원 2개 과 검진에 이어 지난 연말부터 미뤄온 실손 보험 수기 수령 처리를 마지막 하려고 한다.
다음부터는 온라인으로 자동 처리를 할 생각이다.
H 은행과 S 생명 볼 일도 있다.
차량 수리와 세차도 해야 한다.
오랫동안 미루고 미룬 일이어서 제발 차 좀 바꾸라고 성화인 남들 보기에 미안한 것을 둘째치고서라도 차가 주인장한테 해도 해도 너무 하신다고 항의할 것 같으니 바퀴와 엔진 오일도 갈고, 종합적인 점검도 하고, 세차도 하고, 차체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잡아야겠다.
미사 참례는 아침에 대보라만 할 텐데 짬을 내어 몇 주째 못 간 성당을 한번 둘러보기라도 해야겠다.
금주(禁酒) 잘하고 계시냐고 주치의 선생님이 물으시면 그렇게는 도저히 할 수가 없어서 팍 줄이고 있다고 현실과는 다른 대답을 두리뭉실 하게 될 텐데 저녁에 소맥 폭탄 부대 작전도 했으면 한다.
내일 새벽에 대천으로 가서 온종일 업무에 집중해야 하므로 거하게 작전을 펼칠 형편은 아니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쉬울 것 같아 시도해 보려고 하는데 성원이 될지 모르겠다.
무겁진 않으나 가볍지도 않은 짐이다.
기회 될 때마다 벗고 벗어도 두루두루 한 짐이다.
버거운 짐은 아니나 제 떼 제때 해결해야 할 것들인데 처한 상황이 그러니 가끔은 이렇게 한 번에 몰아서 일사천리 또는 지고지난으로 종결짓게 된다.
절대 불가가 아닌 것만 해도 고맙게 여기고 성실하고 효율적으로 임하도록 정성을 기울여야겠다.
이 바쁜 와중에 웬 병원일까.
그렇게 됐다.
입장 난처하여 칭병하는 게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먼저 병원이다.
그다음부터 크고 작은 껀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싫다 싫어도 있지만 좋아 좋아도 있다.
씩씩거려가며 하나하나 섭렵해 나가는 묘미와 보람도 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그저 그렇게 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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