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이 많다.
오라는 것도, 갈 곳도 많다.
천천히 걸어가야 할 곳도, 빠르게 뛰어가야 할 곳도 많다.
보조를 맞춰가며 움직여야 할 곳도, 단독으로 행동해야 할 곳도 많다.
그러나 힘겹거나 부담스럽다는 느낌은 별로 없다.
그럭저럭 흘러가는구나 하는 감이다.
노인 나이를 확 올린다는 모모의 선거 공약보다도 훨씬 더 올라간 나이에 곳이 많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러기에 앞서 그만큼 활동하고 그럴 만한 환경이니까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자평을 위안 삼고 용기를 가져보기도 한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놓고 판단해 보거나 남들과 비교해 볼 때 약간 무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거 같다.
공적인 업무가 많다.
조직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고, 실적을 내야 할 일이다.
사적인 볼 일도 많다.
개인으로서 마땅히 봐야 할 일이다.
공사적(公私的)인 일도 만만찮다.
인간적으로 관리해야 할 애경사와 초청하고 참가해야 할 모임이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기도 하고, 자연스럽다기보다는 희망 사항으로 바람을 잡다 보니 성사되는 것이기도 하다.
곳간에서 인심 나고, 먹는 데 정든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얼마나 크고 작은 것에 상관없이 곳간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것이고, 실비 이상과 이하를 구분할 거 없이 먹을 것이 있다는 것은 복 받은 것이라는 여유를 부리는 것은 해피한 것이다.
계속되는 부음이다.
100세를 넘기고 가신 장수 어른들도 계시고, 그 반쯤의 나이에 요절하신 장년들도 계시다.
그제는 연세를 이야기할 분이 아닌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 선종하셨다.
부활절날에 거동하시는 것을 봤을 때 썩 좋아 보이진 않으시나 많이 회복되신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었던가 보다.
그 곳에 갈 형편은 아니다.
기도로서 통공을 청하며 함께 한다.
아버지의 집으로 가신 교황님께 영원한 안식을 주시라 청한다.
애사 건수를 능가하는 경사도 많다.
부활절 축하에 이어 이번 주말에 자녀 혼이 3건이 있다.
그런데 A(아프라아테스)는 대전으로, D(데보라)는 서울로 나누어 갈 수가 없다.
남원(南原) OB의 대천 바닷가 회동이 벌써 짜져 있기 때문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우남 선생님의 말씀을 신봉하는 것은 아니나 전국적으로 흩어져 일가를 이루고 계신 OB 들이시다.
제주에서, 창령에서, 대전에서, 서울에서 역전의 용사들이 왕림하시어 격식 없는 편안한 일합을 겨루기로 했다.
자주 있는 것이 아니고, 얼마나 더 다음을 기약할지 모르는 만남이니 좀 어렵더라도 참가해야겠다는 분들처럼 다른 분들도 함께하시면 좋을 텐데 그렇게 만장일치를 이루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전에도 그랬다.
앞으로도 여러 건이 기다리고 있다.
이러다가 마이너스 인생 허리 휘겠다는 엄살을 안 부릴 수가 없는데 그 역시도 즐거운 엄살이자 마땅히 감내해야 할 엄살이 아닌가 한다.
물질적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돈이 아니라 정으로 이어지고 행해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는 허리 휜다는 엄살의 아픔보다 훨씬 더 크니 뭘 선택해야 할지는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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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