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자기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언제 어디에서든 마찬가지다.
인간적으로, 개인적으로, 국가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든 가릴 거 없다.
자기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자의든 타의든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써서 역할을 하면 된다.
결과에 대한 논공행상은 부침을 거듭하겠지만 최종적으로는 보탬도 뺌도 없이 있는 그대로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본인이 가져가게 된다.
그 역할 방법은 다양하다.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할 수 있다.
멍때리기나 빈손 떨이로 할 수도 있다.
몸으로 때울 수도 있고, 돈으로 메꿀 수도 있고, 입으로 할 수도 있다.
자기에 맞게 생각하고 처신하면 된다.
과장하거나 착각하는 것은 아니 된다.
자기 몸도 못 가리고 비실거리는 사람이 남을 위해 무거운 짐을 진다고 하면 올바른 것이 아니다.
쥐뿔도 없는 사람이 허풍을 떨며 빚을 내 인류 구원과 세상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하면 가당치 않은 일이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이 늘 말만 뻔지르르한 사람이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좋은 말만 믿고 변사나 앵무새처럼 입만
나불거리면 뒷골목 지나다가 뒤통수 얻어맞는다.
몸이 건강하지만 돈이 없는 사람은 몸으로 때우면 된다.
돈은 있지만 몸이 부실한 사람은 돈으로 메꾸면 된다.
몸도 부실하고, 돈도 없지만 언변이 좋은 사람은 입으로 대신하면 된다.
몸이든, 돈이든, 입이든 하면 되는 것이지 본질적으로 다른 셋을 두고 우열을 가릴 수는 없는 것이다.
선생, 그럼 셋을 다 잘 하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런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다.
닥치는 대로 무엇이든 먼저 하고 다른 것도 할 수 있으면 하면 금상첨화라 하겠습니다.
하나, 세상은 공평합니다.
희로애락은 늘 함께합니다.
하느님은 모든 것을 다 주시지는 않습니다.
남는 것은 나누고 부족한 것은 메꾸어 살도록 천지창조를 하셨습니다.
그러니 그런 것 중에 하나만 제대로 잘 해도 부족한 것들을 보석할 수 있으니 너무 욕심을 부려 화를 자초할 것은 아닙니다.
계절의 감각이 무디다.
꽃이 피고 파란 입이 돋아나는 싱그러운 계절의 날들인데도 못 느낀다.
춘래불사춘이다.
구중궁궐에 꼭 박혀 있는 게 아니고 볼 거 다 보고 느낄 거 다 느끼며 주변 환경에 민감한 처지인데도 그렇다.
일 때문에 그렇다.
그렇다고 감정이 무디어지거나 세상살이에 허덕이는 것도 아니다.
주어진 일을 하다 보니 다른 것들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는 것이다.
무리하다가 탈이 나니 조심하라면서도 허튼 수작부리는 게 아니고 참한 일을 하는데 그런 불상사야 있겠느냐 하면서 건강에 큰 이상이 없고 대과 없이 흘러가는 것을 위안 삼고 있다.
깊어져 가는 나이에도 그런 선택받은 사람이 된 것에 감사드리고, 그럴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분들이 고맙다.
꽃피고 녹음방초 우거지는 좋은 계절이다.
그에 걸맞게 혼삿집도 많다.
주말과 상관없이 오는 애사와 다른 경사는 상황에 따라 임하면 된다.
그러나 혼사는 주말(週末)이나 주일(主日)에 집중돼 있어 별도의 일정표를 잡아야 한다.
당신을 따라 당신과 함께하는 것 이외는 멀리하고 주일은 푹 쉬었으면 좋으련만 당신이 먼저이지만 법보다는 주먹이 먼저라고 하듯이 불가피하게 고무신 타는 냄새가 나도록 뛰어야 할 주일도 있다.
당신께서도 그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인정해 주실 것이기 때문에 즐겁고 기쁜 맘으로 뛰고 또 뛰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늘의 화제 “입으로”는 어제 1주일 살이 짐도 풀지 못하고 그 답 달려간 향촌 구역회에서 잠시 나온 평신도 봉사에 관한 이야기들이 새벽 묵상에 다시 떠오른 주제다.
좋은 길을 찾는 수순의 하나다.
가는 길은 좀 다르지만 목표점은 내내 같으니 누가 옳고 그르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자신을 반성하면서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이 옳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그 역시도 아집이자 오류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착하고 선하게 잘 살자며 해보는 고언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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