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빨랐나.
그렇지 않다.
그런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너무 빨라도 탈이다.
남들 하는 것 봐가면서 또는, 돌아가는 대로 느긋하게 해도 되는데 팔딱팔딱하는 성질에 내지르면 속은 시원할지 모르나 손해나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평생 성실 납세자로 살아온 그러나, 세금 내는 것이 크지 않아서 그런지 잘했다고 상 한 번 못 받은 미당 선생의 얘기다.
14:22에 종합소득세 신고 납부하라는 국세청 카톡을 받았다.
의외였다.
아무리 저승까지 따라가는 것이 세리(稅吏)라고 하지만 이름을 되찾은 국경일 노동절(勞動節) 연휴인 첫날에 메시지를 날리다니 좀 그랬다.
도망갈 생각하지 말라, 꼼짝 마라,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인데 왜 그렇게 급히 서두르는 것인지 성질이 급하기도 했다.
자동으로 저장했다가 시간이 되자마자 발송하는 것일지라도 너무 빠르다.
대통령님께서 일 잘한다고 칭찬하셨듯이 열심히 일하는 청(廳)이 믿음직스러우면서도 너무 독하여 친절하게 와 닿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열치열이다.
기분은 좀 그렇지만 도전에 응전했다.
세금을 징수하는데 시스템적으로 철두철미하듯이 향촌의 납세자도 전광석화처럼 움직였다.
기왕 맞을 매라면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신념을 실천한다기보다는 그런 기회를 준 처지에서 즉시 응동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서였다.
국세청 홈텍스로 들어갔다.
정확하게 고지 후 1시간이 채 안 된 15:21에 카드로 냈다.
그도 좀 늦은 편이다.
안내한 대로 내면 되는 데 뭔가 착오를 하여 납부 내역을 일일이 확인하고 수정 신고서를 작성하는 쓸데없는 수고를 했기 때문에 늦었다.
안 그랬으면 세금 내라는 소리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문자가 오자마자 자판기를 쿡쿡 눌러 처리했으면 59분이 아니라 30분 이내로 내 전국적으로 등수 안에 들었을 것이다.
카카오톡!!
여기 세금 고지서입니다.
메시지 신호음이 울리자마자 확인하고는 땡!땡!땡! 하고 응답했다.
가히 본능적이었다.
잘한 것인지 아니면, 좀 과한 것인지 모르지만 성질대로 가는 거다.
그리고 어떤 경우가 됐든 간에 종합소득세를 낼 수 있는 처지인 것에 감사하고 자긍심을 느끼는 것은 아주 바람직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인 것이다.
국민의 4대 의무를 되돌아본다.
교육의 의무와 국방의 의무는 벌써 완수하였다.
근로의 의무와 납세의 의무는 계속 진행 중이다.
좀 진부한 이야기일지 모르나 세상이 아무리 달라져도 영원불변의 진리다.
진리에 기뻐한다.
헌법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며 헌법 수호에 일익을 담당하는 건전한 시민정신 발휘가 자랑스럽다.
나는 그렇게 하니 남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는 주제넘는 오만이 아니라 권리와 의무를 다 하는 기본은 늘 유효하다는 소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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