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이 특별함 일궈냈다.
그러나 그는 어쩌다가 저절 된 행운이 아니다.
지고지난한 세월을 이겨낸 피땀어린 노력의 당연한 결과다.

'여기가 진짜 한국' 외국인 줄섰다…다이소 제치고 '인기 폭발'
"오늘은 동묘·내일은 해방촌"
외국인·MZ '시장 순례'
레트로 감성 '체험 콘텐츠' 각광
전통시장 매출 3년새 16% 증가

쿠팡 등 e커머스와 대형마트에 밀려 쇠락하던 전통시장이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의 ‘핫플’(인기 명소)이 되고 있다.
16일 서울시 상권분석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전통시장 433곳의 매출은 3조7336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 늘었다. 서울뿐만이 아니다. 비씨카드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전통시장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은 2022년 대비 15.8% 증가했다. KB국민카드 분석에서도 같은 기간 매출이 16.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 매출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친 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까지 수년간 하루평균 5000만원대에서 정체하던 시장당 매출이 2023년 6000만원을 넘어섰고, 2024년에는 7000만원을 돌파했다. 전국 전통시장 총매출은 2024년 30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2005년 이후 19년 만에 30조원 수준을 회복했다.
외국인 관광객과 MZ세대가 전통시장을 살려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전통시장이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에서 먹거리와 지역 문화를 경험하는 체험형 소비 공간으로 바뀌며 새 소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 서울 전통시장을 방문한 외국인은 1293만 명으로, 1년 새 약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방탄소년단(BTS) 부산 공연 주간에는 외국인의 부산 전통시장 결제액이 전주보다 99.8% 폭증했다.

'도미노 폐업' 해방촌 신흥시장, 다국적 식당 늘며 2시간 줄서야
동묘 구제시장선 외국인 '득템샷'…"보물찾기 같은 재미" 입소문
지난 15일 서울 용산 해방촌 신흥시장. 붉은색 ‘1953 신흥시장’ 간판 아래 입구부터 사진을 찍는 20·30대로 북적였다. 점포 태반이 문을 닫아 ‘슬럼’으로 불리던 골목엔 태국 음식점 팟카파우, 멕시칸 타코집 팁시타코 등 다국적 식당 20여 곳이 나란히 있었다. 팟카파우 대기 명단엔 20개 팀이 이름을 올렸다. 주말에는 기본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팁시타코 사장 A씨는 “2년 전 개업 초와 비교해 매출이 세 배 이상 뛰었다”며 “주말엔 메뉴가 조기 마감된다”고 말했다.
◇장보기 대신 ‘체험’

전통시장이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핫플레이스’로 돌아왔다. 전통시장의 낡음은 ‘레트로 감성’이 됐고 골목은 ‘체험 콘텐츠’로 재평가됐다. 시장이 장을 보러 가는 곳에서 먹고 즐기고 인증하는 곳으로 바뀌며 지난해 전국 전통시장 매출은 1조9789억원(BC카드 결제액 기준)으로 3년 만에 15.8% 증가했다.
시장이 살아난 첫째 요인은 ‘물건을 사는 곳’에서 ‘체험하는 곳’으로의 변신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전통시장 매출 가운데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항목은 먹거리였다. 가공식품 매출은 3년 새 44%, 커피·음료는 40%, 분식·간식은 35% 늘었다. 장바구니 대신 간식을 들고 시장을 ‘노는 곳’으로 소비한다는 뜻이다. 부산에선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벽부터 시장 떡집 앞에 줄을 서는 ‘떡지순례’가 유행이다. 부산 영도다리떡방은 주말에 문을 열기 전부터 20~30명이 줄을 설 정도로 유명해졌다.
◇“동묘, 다이소보다 재밌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전통시장이 관광 코스가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외래관광객조사에서 지난해 방한 외국인이 한국에 관심을 기울인 계기는 ‘한류 콘텐츠’가 38.3%로 가장 많았다. 한류를 보고 입국한 관광객이 ‘진짜 한국’을 찾아 시장으로 향하는 것이다.
서울 종로 동묘 구제시장이 대표적이다. TV 예능 ‘무한도전’ 촬영을 계기로 중장년 중심이던 손님층이 청년으로 넓어졌다. 최근엔 MZ세대에 더해 외국인 관광객까지 몰리며 ‘필수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14일 동묘 시장에 가보니 손님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 먹거리 위주인 다른 시장과 달리 패션·잡화가 중심이었다. 앤티크 시계부터 귀걸이, 목걸이, 티셔츠까지 5000원에서 1만원이면 살 수 있다. 다이소로 향하던 외국인의 ‘초저가 쇼핑’ 수요가 옮겨오고 있다. 시장에서 만난 미국인 관광객은 팔찌와 티셔츠, 귀걸이를 사는 데 총 1만원을 썼다고 했다. 개당 3000~5000원짜리 옥팔찌를 파는 상점 앞에는 외국인들이 긴 줄을 섰다. 한 관광객은 손에 식혜와 호떡을 든 채 “예상치 못한 물건을 발견하는 보물찾기 같은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재방문도 이어진다. 관광 리딩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대구 서문시장은 3회 이상 방문한 외국인이 45%에 달했다.
◇축제로 관광객 유치 나서
고물가 시대에 전통시장은 가성비 높은 유통 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 충북 단양구경시장은 산지직송 마늘을 대형마트보다 20~30% 싸게 판매한다. 마늘 닭강정, 마늘 만두 등 ‘마늘 특화 상품’도 판다. 가격이 정해진 대형마트, e커머스와 달리 덤과 흥정이 가능한 점도 체감 물가를 낮추는 요인이다. 서울 용산구는 지난달 용문·후암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를 열어 구매액에서 최대 3만원을 돌려주는 이벤트로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서울 자치구들은 다양한 행사를 통해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서울 강남구는 지난 15일 영동전통시장에서 책과 와인, 시장 안주를 결합한 ‘책bar’ 행사를 개최했다. 송파구는 지난달 방이시장 ‘막걸리 페스티벌’, 가락골 골목형상점가 ‘비어 페스타’ 등 시장 5곳에서 릴레이 야시장을 열었다.
안재광/김영리/이소이/류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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