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가 1 배럴당 80$일 때 휘발유 값이 1리터 당 1,200₩ 이었다.
그렇다면 원유가가 1 배럴당 160$로 올랐다면 휘발유 값은 1리터 당 2,400₩ 이어야 맞는가?
이론적이고 산술적인 계산은 그렇다.
그렇지만 그 계산치는 현실적이고 상황적인 논리와는 얼마간 의 괴리가 있어서 계산대로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와 비슷하게 보면 될 거 같다.
자동차 10대가 빨간 신호등에 걸려서 정차했다.
그러다가 푸른 신호등이 들어왔을 때 차가 출발하는 것은 어떤가?
계산대로 차량 전체가 “요이, 땡!” 하고 동시에 순간적으로 출발하면 앞 차나 뒤차나 밀리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것은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현실적으로 그럴 수는 없다.
신호에 걸려 서 있는 차 중에는 자그마한 티코도 있고 그 몇 십 배 되는 20톤 트럭도 있을 텐데 동시에 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신호가 떨어지기만 해봐라 0.1초의 지연도 없이 쏜살같이 출발할 것이다” 하고 작정하고 있는 운전자도 있을 테지만 “세월이 좀 먹나? 뭣들 그렇게 급하게 사는지 모르겠네” 하면서 느긋하게 출발하는 운전자도 있을 것이고, 고얗 친구들을 만나 밤늦게 까지 마셔대고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다가 신호에 걸려 기다리다 보니 뒤에서 금세 줄줄 샐 것처럼 속이 안 좋아 앞서 있던 차들 옆으로 차선을 바꿔 신호위반을 하면 나아가는 운전자도 있을 테지만 지난밤에 즐긴 애인과의 짧은 밀애가 못내 아쉬워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가 신호가 바뀐 줄도 몰라 뒤차들로부터 빨리 출발하라는 크락숀 와 비상등 세례를 받는 운전자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차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 동시에 출발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여 통과 시간이 길어지고 통과 차량의 수량이 적은 것이다.
원유가가 올랐을 때 그에 비례하여 소비자가 가격이 상승되지는 않는 논리는 원유가가 내렸을 때도 비슷하다.
원유가가 1 배럴당 160$에서 반 토막 아래인 70$대로 더 떨어지고 그 이하로 더 내려갈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해서 휘발유 값이 1리터 당 2,000₩에서 1,000₩으로 내려야 맞는 것은 아니다.
역시 현실적인 여러 가지 가격 결정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반 토막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말만 무성하다.
재미없는 영화를 구경하는 분위기이고, 주주총회에서 열변을 토하면서도 내가 투자한 만큼만 책임지는 주주들 같기도 하다.
“원유가는 반 토막이 되었는데 소비자 가격이 내리는 것은 왜 그렇게 거북이 걸음이고 병아리 눈물 만큼이냐? 주가 지수와 시가 총액이 반 토막 났고, 경기 흐름도 반 토막 날판인데 그에 맞서서 해결해야 할 세력들은 다 어디가 보이질 않고 혼전 양상인 분란 세력들만 보이느냐? 이런 반 토막이 연속된다면 제 아무리 부처님 반 토막 같은 사람들일지라도 견디어 내기 어렵지 않겠느냐?” 라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많다.
허나 “우리나라에만 불어오는 태풍이 아니다. 지구촌 곳곳에 허리케인, 싸이클론등이 뒤범벅이 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그 런 현상은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것이니 그에 위축되지 말고 잘 견디어 내도록 지혜를 모으고 노력을 해야 한다. 태풍이 워낙 극성일 때는 백약이 무효이니 그냥 지켜보는 것도 태풍을 극복하는 방편이니 잠시 머물러 있다가 조금 소강상태가 되면 벌떡 일어나 피해 복구를 하고 태풍의 흔적을 지워버리는 것이다. 감각이 무디어 속이 불편해도 안 되겠지만 너무 예민하여 속을 다 비워야 하는 것도 안 된다. 이것저것 반 토막 났다고 하지만 그 것은 계산상 그렇다는 것이지 내 마음과 몸뚱이가 반 토막 난 것이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만회를 하면 되는 것이다” 라고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적다.
전 토막이든 반 토막이든, 범털이든 깃털이든 다 우리들이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인데 그렇게 내 일이 아닌 것처럼 여기며 안 좋게 부추기는 것은 스스로를 부정하고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니 자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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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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