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있는 분야의 정보와 자료를 정리하여 보관하는 것을 즐겨한다.
완벽하게 한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남들에 뒤지지 않는 편이다.
소중하게 여기는 기념품이나 편지 같은 기록물도 마찬가지다.
그 것도 하나의 취향이자 취미인 거 같다.
보관된 것들을 필요할 때 써 먹거나 그리운 추억을 더듬을 때 꺼내 보려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
나와 인연이 있고 관련이 있던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생각에서 그렇다.
그런 습관을 어렸을 때부터 들였더라면 지금 중요한 자료를 많이 갖고 있을 텐데 정보와 자료를 정리 정돈하여 보관하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D는 한 때는 민족지에 야당지로서 이름을 날렸다.
나는 신문을 알던 문화동의 고등학교시절부터 줄곧 D의 애독자였다.
몇 십 년이 지난 지금은 D나 나나 피차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
세상이 변하듯이 D도 변하고 나도 변했다.
내 임의대로 D와의 인연을 끊고 싶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 하고 애독자라는 타이틀을 접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40년 넘게 봐 D를 일일이 보관했다면 지금은 귀한 자료이고, 그 양도 방대하여 우리 아파트를 가득 채우고도 모자랐을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남아 있는 것은 별다른 의미 없이 스크랩해 뒀던 몇 장일 거라는 생각인데 그 나마도 어디에 처박혀 있는지 알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정보 자료를 생성되는 족족 보관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미련을 버려야 한다.
애로사항도 있고, 그렇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할 수 있다면 하고 싶다는 맘이 있는 것만도 다행이라 위안삼고 싶다.
가톨릭 신문과 살레시오 잡지, 동아일보와 경향 신문, 전우회보(電友會報)에서 인상 깊은 면을 선별하여 모아 두다 보니 그도 만만치가 않다.
처음에는 남기고 싶은 신문 면을 발췌하여 집게에 물려 서재 장식장 한 면에 걸어 놨었다.
시간이 가고 그런 자료가 늘어나다보니 그럴 수가 없었다.
결국은 장식장이나 책상 서랍 여기저기에 방치하게 되었고, 그도 쌓이다보니 보관하기 곤란할 정도로 양이 많아졌다.
소중한 자료이긴 하지만 많은 양을 그대로 보관하기도 그렇다.
함부로 폐기처분하기도 그렇다.
어디에 둘까 망설이면서 자리 나는 대로 여기저기 놓다보니 날이 갈수록 방이 지저분해졌다.
자료를 정리해야만 했다.
일단은 온라인으로 했다.
정 보관하고 싶은 신문 면은 그날그날 캡처하고 복사여 피시의 수필 란(欄과)에 백업까지 하여 넣고, 한 부 씩 인쇄물로 출력하여 바인더 철을 한다.
연말에는 일 년 분을 별도의 전용 이동 디스크에 넣어 보관한다.
온라인상으로는 필요하다면 언제나 가져 올 수 있다.
시각적인 측면에서 온라인 자료는 오프라인과는 차이가 있어 극히 일부는 인쇄물 원본대로 철을 하여 보관했다.
여기저기 놓인 신문 면을 정리하고 싶어서 신문철(新聞綴)을 사왔다.
S 대형 문구점에 가서 점원한테 신문철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안내를 해 주는데 보니 종류는 딱 한가지였다.
옛날처럼 다양한 형태의 신문철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는 이러이러한 것을 사야겠다고 갔는데 상품 종류가 단 하나 뿐이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른 곳에 가서 알아볼까도 생각했지만 대형 업소에서도 사정이 그렇다면 다른 데를 가더라도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S/W측면에서 메모리 칩 하나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관할 수 있는 세상에 H/W측면으로 취급하려는 자체가 실효성이 많이 떨어지는 생뚱맞은 짓이지만 때로는 옛 것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 사람들의 맘이 아닌가 한다.
인쇄물 자료를 보관하는 도서관 같은 데라면 몰라도 인터넷에 들어가 마우스를 조금 움직이고 키만 몇 번 두드리면 신문 면이고 뭐고 가릴 거 없이 막대한 양의 정보와 자료가 쏟아지는데 옛날 방식으로 신문을 철하고 스크랩을 하여 보관한다는 자체가 이상하지만 그래도 그리 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몇 십 년 동안 한 부도 안 빼고 보관한다던가 어렸을 때부터 공부하던 책을 포함하여 지나간 책들을 고스란히 보관하여 나도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후회하는 맘으로 자료를 보관하는 수준은 아니다.
신문철 작업을 바로 했다.
올 해 2/4분기까지의 짧은 기간 동안 모아둔 신문 면들이다.
흐트러져 보관돼 있던 것들을 한 데 모아서 신문철에 맞게 구멍을 내 철해 놓으니 너즈러져 군시럽던 고물짜를 정리한 것처럼 기분이 상큼했다.
진작 그렇게 할 걸 하는 후회도 됐다.
다른 자료들도 시간되는 대로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들은 비좁지만 책장에 쌓으면 그런 대로 정리가 되고, 출력해 둔 수필 작품도 바인더로 철하여 차곡차곡 쌓아두면 간편하다.
나머지도 놀이삼아 천천히 해야겠다.
현직에 있을 때의 한전(韓電)과 전기(電氣)관련 업무 자료, 성당(聖堂)과 가사(家事) 자료, 문단(文壇)과 여행(旅行) 자료 등등을 포함한 다른 자료는 정리한다고 했지만 방대한 양이다보니 여기저기 방치된 형편인데 차차 정리를 해서 보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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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