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님은 자칭 중도 보수내지는 중도 진보다.
좋게 말 하면 중용(中庸)이고, 나쁘게 말하면 회색(灰色)이다.
그 만큼 오락가락하신다는 것이다.
전력(前歷)도 다양하시다.
학계와 정치계를 들락거리셨고, 관변단체와 시민단체에서도 활동을 하셨고, 좌파를 신랄하게 공격하시는가 하면 우파도 질타를 하시고, 청년 세대를 훈계하시기도 하고 노인 세대의 잘 못을 지적하시기도 했다.
그렇게 중도를 표방하면서 자유자재대로 생각하고 행동하시는 것이다.
인물평을 해보면 다르다.
그 분은 누가 뭐래도 연세 많은 노인 세대이고, 누리고 살아 온 기득권층이고, 우파를 지원하는 보수파에 속한다.
평가도 오락가락이다.
그 때 그 때 다르다.
내가 그 분을 생각하는 것도 그런 틀로부터 자유롭지 못 하다.
사안에 따라, 상황에 따라 그 분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이다, 부정적으로 좋아졌다, 싫어졌다 한다.
어떤 때는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으로 구수하게 이야기를 하시어 크게 감동받아 좋아라 하고 박수를 치는가 하면 어떤 때는 저 양반이 망령 들으셨나 왜 저러시지 할 정도로 과거 회귀적이고 퇴보적이어서 헛소리 하시지 말라는 역정을 내기도 한다.
지금은 많이 연로하시어 석좌교수니 명예교수니 하는 직함도 내려 놓으셨을 텐 데 가끔 화면을 통해 보면 역시 타고난 언변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큰 분이시다.
그 분께서 최근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 맘에 꼭 드는 말씀이었다.
낡은 세대에 대한 충고였다.
낡은 세대는 생각도 고루한데다가 빚꾸러기라서 뭘 제대로 할 수 없으니 빚진 것이 없는 신세대들이 나서서 이끌어가야 한다며 구닥다리들은 제발 자기들 아니면 안 된다는 욕심들 좀 버리고 이성을 되찾으라 하소연하셨다.
나도 누가 하든 그런 투의 말에 공감한다.
구세대들은 조국 근대화에 몸과 맘을 다 바치고 소임을 다 했으니 조용히 지켜보면서 주는 밥이나 먹고, 신세대들한테 힘을 보태며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구세대들의 단단히 굳은 머리에서 나올 것은 제한적이고, 무딜 대로 무디어진 팔다리로는 움직이는 것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흐르는 세월을 정체시키려고 하면 안 된다.
고집을 부리면 문제만 발생하지 되는 일이 없다.
노인들이 요즈음 청년들은 믿을 수가 없다며 앞장 서 나가려는 것은 오산(誤算)이다.
아무리 늙은 말이 콩을 잘 먹고 왕성하게 활동하며 구력을 과시한다 하여도 피가 팔팔 끓어오르는 신예(新銳)의 예리한 판단과 고속을 질주하는 것을 당해 낼 수는 없다.
혈통이 좋은 명마일지라도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나는 퇴역마(退役馬)와 천리를 달려도 지치지 않는 천리마(千里馬)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
거기에다가 퇴역마는 빚꾸러기로서 갚아야 할 짐이 등에 가득한데 그 무게를 감당하기에도 역부족이다.
그 분이 옳은 말씀을 하셨다.
같이 늙어가면서 너무 한다고 서운한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하나 어느 계층이나 어떤 특정인들을 음해하려고 그러시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흐름이 그렇다는 것을 강조하시는 것이다.
그러니 나 같은 노땅 그룹을 포함하여 더 많은 기성세대들이 그 말씀을 각인시켜 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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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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