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안 좋다고 하는데 오가는 선물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분위기가 전과는 사뭇 다르다.
택배, 퀵서비스 오토바이, 선물꾸러미를 든 사람 모습이 작년과는 다르게 많이 눈에 띤다.
우리도 인사할 곳과 챙겨야 할 곳을 몇 군데 돌았다.
더도 덜도 할 거 없이 예년이나 비슷하여 특별한 느낌이 있는 것도 없이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 집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제 저녁 518 동지들과의 부부 만찬과 오늘의 노신부(老神父) 방문 인사를 하면서 사람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할 것은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콩비지 찌개가 주 메뉴이고 햇콩 삶은 것을 아주로 한 한산 소곡주 한 병의 상이었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말로 편안하고 좋은 자리의 시간이었다.
풍족하진 못 하지만 만나서 오붓한 시간을 갖고 서로 정을 나누는 것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사랑의 문제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절실히 느꼈고, 다른 것들 때문에 정작 해야 할 일을 못 하는 것은 잘 못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경기인지 불경기인지 모르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운신의 폭이 좁다고?
바쁘다고?
가진 것이 없다고?
그래서 할 것을 못 한다고?
인정할 수가 없다.
이해할 수가 없다.
인생 헛 살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그대의 몫이니 동점 심을 바랄 것이 아니다.
말은 그럴 듯 하게 하지만 그게 아니다.
몰락의 길목에서 자기 방어 차원에서 기껏 한다는 것이 그렇게 바쁜 척 하는 것이고, 맘이 없다는 것을 감추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는 될 것도 아니지만 내일 벼락출세를 하고 억만금을 얻는다 해도 짧은 인생의 한 순간일지라도 그렇게 멋대가리 없이 사는 것은 대기만성의 인내가 아니라 좌고우면의 굴종일 뿐이다.
호걍기 불경기 따질 거 없이 정을 나누면 그만이다.
나태하거나 허황돼서는 아니 되지만 여유 있는 맘과 잔잔한 사랑은 가슴에 꼭 간직해야 하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추석 연휴의 시작점이어서 기분이 좋다.
http://blog.daum.net/kimjyyhm
http://www.facebook.com/kimjyyfb
http://twitter.com/kimjyytw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