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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인재

by Aphraates 2014. 9. 24.

잘 나가는 사(士, 事, 師)짜들에 대한 범인(凡人)들의 감정이 묘했다.

누구 할 거 없이 자기도 그렇게 되고 싶어 하면서도 잘 안 되는지라 그게 그들에 대한 반감으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적대감까지 갖고 있었다.

부모 잘 만나거나 머리 좋고 공부 잘 해서 출세한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도 제 역할을 다 하지 못 한다는 구실을 들어 미워하면서 시기를 하는 사악한 인성은 있을 수도 있다며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하면서도 공생공존(共生共存) 차원에서 심각하게 여겨졌다.

 

억울하면 출세하라.

사람 죽이는 일과 도둑질만 빼고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부자가 돼라.

시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어느 시대에나 통하던 말인 것 같다.

 

지금은 그 방법도 많이 개방화됐다.

그 길로 가는 길이 무궁무진하다.

적서차별(嫡庶差別)이 심하던 양반사회에서야 서얼(庶孼)들이 제 아무리 날고 뛰어 봤자 고작 중인 계급으로 신분상승하는 것이 고작이었고, 나라가 혼란스럽고 타락한 시대에 양반이나 관직을 사고파는 부정부패가 있어 주인마님과 머슴의 지위가 뒤바뀌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금은 다르다.

또 다른 제약 조건이 생기긴 하였지만 여전히 길은 많다.

본인만 똘똘하거나 줄서기를 잘 하면 벼락출세할 여지가 많이 있다.

그 대열에 들어서기만 하면 일거에 기득권층이 되어 누릴 것은 다 누리는 특권층으로 신분상승이 도약된다.

 

사람이란 사람은 모두다 그리로 쏠렸다.

그 곳으로 진입하지 못 한 사람은 거기로 진입하려고 갖은 용을 다 쓴다.

국가 사회적인 전체 흐름이 그렇다 보니 그로부터 파생되는 부작용과 폐해가 말할 수 커져 망국론까지 일기도 했지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일부 양식 있는 사람들이나 전문가들이 보통 사람들이 해도 될 일인데 우수한 사람들이 다 그 곳으로 몰리는 왜곡 현상은 인재(人材)가 인재(人災)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근 들어 그런 풍조가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전문직 순위 보니? 건축사 감정평가사 변호사...의사는?'깜짝'”이라는 기사를 보니 변화의 징조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사짜 사위’들의 처월드” 라는 기사가 말해주듯이 보따리 장사라는 박사(博士) 대학 시간 강사는 이미 익숙해진 모습이고, 야반도주하는 개업의들도 있고, 7급 공채로 변호사를 채용했다가 된서리를 맞은 지방자치단체도 있는 실정이다.

 

남들 얘기만 할 것이 아니다.

미당(美堂) 선생도 사짜 그룹이다.

실제로 전문 기사(技士, 技師, 棋士)에 운전기사(運轉技士) 그룹에 속해 있고, 잠정적으로 특별 기사(奇士, 耆社, 騎士) 그룹에도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어찌 하다 보니 위상이 팍 쪼그라들긴 했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했듯이 사짜의 품위를 잃지 않도록 조심에 조심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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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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