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區廳) 간부로 근무하던 P 아우님이 명퇴를 했다.
어제는 아우님이 몇몇 부부를 초청하여 둔산 사리원에서 만찬을 가졌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한 형제자매로사 주로 신앙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켜가면서 세상사(世上事), 가사(家事), 개인사(個人事) 등등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었다.
지나간 허물과 실수와 과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부정적인 것들이기에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했으나 이내 그를 긍정적으로 승화시킨 화사한 표정으로 돌아와 시원시원하게들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연장자인 내가 진담과 농담으로 판을 이끌어가자 L 자매님은 이렇게 재밌고 좋은 분인지는 미처 몰랐다며 좋아하셨다.
30년 넘게 봉직하면서 고생 많았다고 위로하면서 축배를 들었다.
아우님이 신통방통하다는 얘기도 했다.
공직 계통에 명퇴 희망자들이 많아 특히, 교원 같은 경우는 명퇴를 신청해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만이 간신히 받아들여진다는 데 아우님은 재주도 좋지 용케 명퇴를 했다고 했더니 상황설명을 했다.
결국은 돈 즉, 예산이 없어서 명퇴도 못 한단다.
공무원이 되겠다고 몇 년씩 시험 준비를 하면서 줄을 선 공시족(公試族)이 수십 만 명이라는데 어느 정도 연식이 된 공무원들이 그만두겠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명퇴자가 늘어나면 청년 실업 해소에도 일조를 할텐데 관(官)에서 돈이 없어 관리들 명퇴를 못 시킨다는 것은 뭔가 잘 못 된 것이다.
과부 쟁빚이라도 내어 해줘야 할 것 아니냐고 했더니 예산 부족 사태가 보통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어느 구청은 하반기 인건비 예산 편성도 못 한단다.
그러니 머슴들 세경도 못 주는 판에 웃돈을 얹어주면서 나가라고 하는 명퇴 제도를 원안대로 운용하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지자체별로 차이가 있긴 하겠으나 예산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했더니 무리한 청사(廳舍) 건립이나 과도한 축제와 같은 무리한 사업과 전시 행정이 주요 문제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집에 들어와서 대전시와 5개 구청 예산 부족 현황에 대한 것을 찾아봤더니 생각 외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대전이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의 하나로서 인구당 외제 차량 보유자도 높은 수준이라는데 시민들이 세금을 안 내는 것도 아닐 테고 관에서 돈이 없어서 제대로 행세를 못 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금년 국감에서 눈여겨 볼 10대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가 세금 문제라는데 이 참에 민초들의 세금 문제와 관의 관리 운영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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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