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을 만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요즈음은 이상하게도 사기극에 대한 사례들이 많아 등장한다.
직간접적으로 내가 직접 당한 것도 있고, 들으면서 세상에 별의별 일도 다 있다고 혀를 차는 것으로 끝나는 것도 있다.
큰일을 하면서 거짓말을 하여 국민들에 피해를 입히고 실망시키는 국가적인 대형 사기극이 있는가 하면 알게 모르게 또는 적나라하게 들어나게 저질러서 파장을 일으키는 사회적 범죄형 사기극도 있다.
자고 일어나면 얼굴을 마주하는 친지들로부터 당하는 인간 회의감과 모멸감을 갖게 하는 불신의 사기가 있는가 하면 동고동락하는 동료들로부터 당하는 이해관계형 사기도 있다.
남녀관계나 연예계애서 자작 사기극도 가끔 나타나지만 그런 거야 자기들 입장에서는 심각하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가십이나 코미디 거리니 예외로 치더라도 갈수록 줄어들지 않고 교묘한 형태로 늘어나는 사기극이다.
속고 속이는 것이 세상이라는 자조적인 말이 있을 정도로 흔해빠진 것이지만 “살기 얼마나 어려우면 그러느냐? 적당히 하고 빠져 나와라” 하는 식으로 관용을 베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형태이든 사기극(詐欺劇)은 법질서를 해치는 것은 물론 도덕적 해이를 가져오는 중대한 범죄행위임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결론은 사기극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까이 지내면서 호호 낙락하던 C가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사기행위를 하여 인간적인 비애를 느끼게 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그 착하던 사람이 오죽하면 그렇게 막장 드라마를 펼칠 것이며 본인들 얼마나 괴로울까 하는 생각을 하니 맘이 착잡했다.
또한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얼마간의 금전관계를 갖는 사람들이 대추나무 연 걸리듯이 하는 타락의 길을 걸으며 콧백이도 안 보인다는 K와 P의 이야기는 개탄스런 일이지만 어디에서 밥은 먹고 사는지 걱정이 되면서 그 깊은 소굴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걱정스러웠다.
들어보면 천태만상이지만 생계형이거나 허황된 꿈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다단계 연루, 기획 부동산, 보험사기, 지급보증 등등의 후유증으로 일어난 것 같은데 어린나이에 어른이라도 된 것처럼 한두 모금 빨아대던 담배가 평생을 옭아매는 흡연자들과 비슷하게 뭔가 좀 되는 다 자기 세상인 줄 알며 돈 무서운 줄 모르고 덤벙대다가 추락한 띨띨한 백성들 이야기인데 불쌍하게 느껴지면서도 왜 그렇게 사느냐는 분노도 만만치 않게 인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돈이 그런 것이지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좋게 나가다가 다급하니까 안면몰수하고 가까운 사람들 등 처먹을 때야 그럴만한 사연이 있을 것이다.
그런 말들을 하면서 아무리 이해한다 해도 사기극임에는 분명하다.
모두가 당사자들이 몫이니 본인들이 주어 담아야 하는 것을 어떤 식으로 말을 해도 인생 실패의 책임을 면할 길은 없을 것이다.
허가 난 도둑들이나 거짓말쟁이들한테 당하는 것도 억울한데 그런 사람들을 함께 규탄하는 동지들 간에도 크고 작은 사기극이 벌어져 아옹다옹한다는 것은 희곡(戱曲)이 아니라 한 편의 비극(悲劇)이다.
어떤 때는 내 맘에 쏙 드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아이고, 저 꼴통 양반” 이라는 손가락질이 저절로 될 정도로 열변을 토하는 보수 논객 C 변호사가 쓴 책이 소개되었는데 그 기사 타이틀이 “정치란 무대에서 벌이는 선정적 사기극” 이어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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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