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 위치에 따라 가져야 할 덕목이 있고, 숭상하는 것이 있다.
다른 가톨릭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나도 가톨릭으로서 그 것을 갖고 있다.
당신 보시기에 흡족하시는 않을 것이고, 남들이 볼 때 미흡하겠지만 하느님과 이웃 사랑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는 것을 덕목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세태에 따라 많이 변모하고 있지만 그 뿌리는 여전히 건재하고 앞으로도 건재할 동양의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관을 숭상하고 있다.
그런 높은 사상과 심오한 진리에 대해서 깊이 공부하거나 연구하여 체계적으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덕목과 숭상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 자체가 자연스럽게 간직돼야 할 인간 본성이고 인생이기 때문이다.
그런 일관된 그러나, 꽉 막힌 듯한 생각이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내가 가장 경멸하는 것 중의 한 부류가 효(孝)를 모르거나 욕되게 하는 불효막심이다.
더 바랄 것이 없는 고관대작으로 천하 없는 부귀영화를 누릴지라도 어버이 은혜와 자식 사랑의 효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호래자식 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 생각한다.
알 만한 사람이 더 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한다더니......,
며칠 전에는 어느 측의 잘 못인지 모르지만 모녀간의 천륜을 끊을 지경까지 갔다는 패륜에 휩싸인 모모 가수가 나와 생글생글 웃으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역겹고 그런 가정 파탄은 지탄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텔레비전을 확 꺼 버렸었다.
형제의 난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S가가 재판 과정에서 화해하는 무드로 들어가자 이번에는 왕자의 난에 허덕이던 H가에 부자(父子)의 난이 일어나는 것 같다는 보도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다.
사회 지도층들의 재산과 이권 분쟁으로 국민을 실망스럽게 하고, 국가 발전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이다.
H가의 난이 법적으로는 내부고발의 형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들이 아버지의 비리를 고발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은 천륜을 저버리는 패륜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남의 가정사에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나 이미 언론에 보도된 것만으로도 수많은 사람들한테 엄청난 인간적인 모멸감과 슬픔을 안겨준 것이니 당신들 일이라고 그냥 모른 체 하고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다.
H 재벌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고유 영역을 확충해 나가면서 착실하게 성장하던 재벌이었는데 왜 그 지경이 되었는지 한 때 동고동락하던 주요 파트너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프다.
다 읽어가는 소설 “람세스”와 비슷하다.
전체 5권 중 4권에서는 이집트 적대국인 히타이트 제국이 몰락하는 장면을 그렸는데 고대나 현대나 권력 투쟁은 모양만 다르지 여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히타이트 대왕의 동생과 아들이 권력 투쟁을 벌였다.
잠정적으로는 아들이 대왕인 아버지를 독살하고 권력을 잡아 권좌에 올랐지만 얼마 안 가서 대왕의 동생인 삼촌으로부터 쫓겨났다.
인심 잃은 불효막심의 패륜아가 인과응보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비참한 장면이었다.
불효막심(不孝莫甚)한지고!
현대인들은 약아빠져서 실수와 과오를 범하고도 무탈하기도 하지만 그 것은 일시적이다.
세상만사와 인간세계는 공평하다.
본연의 기본을 벗어나는 것은 절대로 승리할 수 없고, 언젠가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른다는 교훈을 새삼 느끼는 계기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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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