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책 속에 아직도 진행 중인 현안 문제들과 생존 인물들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들 다수가 들어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한 편에서는 회고록은 참회록이 될 수 없고 자화자찬일 수박에 없는 한계성을 갖고 있으므로 회고록은 그저 회고록으로 봐 주면 좋겠다 하는데 반해 다른 편에서는 무슨 도움이 된다고 이 어려운 시국에 왜 나서서 그런 것들을 폭로하여 일이 더욱 더 꼬이고 어렵게 만드는 것인지 양식이 의심스럽다고 한다.
양측의 말이 다 맞거나 다 틀린 것은 아닌 듯 하니 알아서 들 판단을 해야 할 거 같은데 들어 큰 영양가 있는 건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세력들이 사분오열되어 시시비비를 벌이며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발전 단계인지 퇴행 순서인지 모르겠지만 별 관심이 없다.
어느 종편에서 그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댓글로 소개했다.
그 중에 회고록을 쓴 종이가 아깝다는 취지로 나무를 연관시킨 것이 있어 재밌었다.
쓰거나 말거나, 싸우거나 말거나 관심 밖으로 생각하는데도 나무를 빗대어 쓴 그런 부정적적이고 비아냥거림의 댓글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서 그런 것 같다.
목공예 조각에 취미를 갖고 있으면서 솜씨도 제밥 발휘하시는 지(池) 율리오 형님께서 목공예 원자재인 나무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다.
듣다보니 상당한 지식을 갖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귀한 나무를 구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도 소개해주셨다.
어딘가를 가다보니 무슨 나무인가를 땔감으로 쓰고 있어 기분이 이상해서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백 년도 넘는 벼락 맞은 대추나무여서 깜짝 놀라 불 때는 것을 중지시키고 살펴보니 언제 베어서 얼마나 내동댕이쳤었는지 겉은다 상하고 속만 조금 쓸 만하게 남아 있더라며 나무를 아는 사람을 만났으면 기 백 만원은 넘는 귀한 나무인데 그랬다고 아쉬워하셨다.
조각하기 좋은 나무는 우선 단단하고 결과 색상이 좋아야 하는데 박달나무, 피나무, 오동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참죽나무, 오가피나무 등이 손에 꼽힌다면서 조각에 앞서 갈라지거나 색이 안 바라도록 원재료를 말리고 보관하는 것이 우선 잘 돼야 한다고 하셨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돌아다니다 보면 나무만 눈에 띤다고 하셨는데 내 눈에는 책만 보이고 데보라 눈에는 음식만 보이는 이치와 같은 것이었다.
나무 얘기를 들으면서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사람은 참 여유가 있고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과 함께 나무를 오염시킨다는 비난을 받아가면서 너털웃음을 짓는 인생도 있으니 역시 가치관은 다 제 각각이다.
기름을 때면 되니 제발 어려운 그만하라고 해도 추운 겨울을 나려면 나무가 많아야 한다면서 손발이 터진 채로 매일이다시피 산에 가서 나무를 해다가 굴뚝 옆을 비롯하여 집 둘레 처마 밑에 장작과 가랑잎을 차곡차곡 쌓아 놓으며 흐뭇해하시던 갓난이 엄니와 종길이 형이 생각난다.
가족들을 따뜻하게 해줘야겠다는 엄니와 형의 맘이 막무가내여서 나중에는 내가 나무 안 하면 내가 돈도 드리고 기름도 사 줄 수 있는데 그만 하실 수 없느냐고 했더니 그 돈으로는 뭐든지 배부르게 사 먹고 따뜻하게 입고 다니라면서 빙그레 웃으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나는 그 때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좋아서들 하시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무 쌓는 것을 거들면서 넌지시 말씀드렸다.
엄니와 형이 하고 싶으면 하시되 어렵지 않게 조금씩 해다 쌓아 놔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다음에 가 봤더니 집안팍이 온통 해다 놓은 나무였다.
웬일이냐고 했더니 아버지께서 나를 보시면서 네 에미와 형이 막내아들과 동생이 나무를 해다 놔도 좋다고 했다면서 하루에 한 번 씩 나무하러 가던 것을 두 번 씩 해서 날라서 나무 부자가 됐다면서 웃으셨던 기억이 난다.
삼십 년에서 삼십 오년 전 사이 청양 칠갑산 자락 미당 골에서의 얘기다.
임금의 가장 큰 덕목이었다는 치산치수(治山治水)가 잘 돼 벌거숭이든 산은 녹음방초 무성한 짙푸른 산으로 변하고, 비만 조금 내리면 황톳물이 흐르던 냇물은 맑은 물이 졸졸 흐르던 박정희 대통령 각하의 치적이 진가를 발휘하던 시절이었는데 거기에다가 오일 달러로 우리 경제가 급팽창을 하며 세계무대에 두각을 드러날 때인지라 온돌방이 기름보일러로 변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회고록과 관련하여 나무로 비유되는 이상한 소리를 들으시는 이(李) 대통령께서도 박(朴) 대통령과 중동(中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그렇게 어색하고 불편한 관계로 묶여 버렸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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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