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마리애 주 회합에 단원 열 세 명 전원이 참석했다.
1차 주회(週會) 중에는 두 번씩이나 자축의 박수를 쳤고, 2차 주회(酒會)에서도 연달아 브라보의 환호성을 울렸다.
남들이 보면 뭐가 저리도 기분 좋다는 것일까 하고 의아해 했을 텐데 우리들이 생각해도 참으로 기분 좋고 대견스런 일이었다.
레지오 마리애는 높은 출석률을 중하게 여긴다.
함께 모여 기도하고 봉사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성모님의 길을 따르자는 취지일 것이다.
한 팀에 13명의 단원이라면 좀 많은 편이다.
그리고 그 많은 단원들이 주회에 100% 참석하기는 힘들다.
특히 각기 다른 가정과 사회생활을 바쁘게 하고 있는 남자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전원 참석은 강제적이나 인위적인 방법으로 만들기 힘들다.
한데 다른 팀에서의 방문(일종의 실태 감사)같은 중요한 일이 있는 줄도 모르고 스스로 참석하다 보니 전원이 참석했다는 것은 여간 어렵고도 갸륵한 일이 아니다.
각 팀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우리 팀 입장에서 보면 몇 년에 한 번이나 있을까 말까 한 쾌거(快擧)였다.
그 장면에서 그냥 지나치면 역적이다.
간단한 치맥 자축연이 있었다.
화기애애(和氣靄靄)한 분위기에 자축의 말씀들이 많았다.
자기보다는 남의 공으로 돌리는 겸양이서 자리가 더 빛났다.
나온 말들을 요약해보면 신앙생활이나 사회생활 측면에서 여러 가지로 어려운 일들이 많은 데 이렇게 회합이 잘 된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니 앞으로도 잘 하자는 것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으나 소문만복래의 친교의 장이었다.
밤 문화를 파하고 헤어지는데 걸걸한 우리 조(趙) 프란치스코 단장님께서 단원들을 향하여 고맙다고 인사하시면서 감동스런 표정으로 “뭐든지 재미가 있어야 해” 라고 흥얼거리셨다.
동기부여와 자발적인 참여로 재미있게 하는 것에 대한 말씀이었는데 당연한 이야기이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큰 말씀이었다.
초조함에 안달하면서 강제적으로 독려를 해도 나아지는 것이 없는데 반해 그렇게 안 했는데도 어찌 하다 보니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경우가 있다.
운이 좋았다고 공손하게 나올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게 했으면 그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거만하게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다.
관심을 안 갖고 그대로 내버려뒀는데 제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그만한 노력의 입력이 있었기에 성과의 출력이 나오는 합당한 결과인 것이다.
승승장구하는 모양새의 우리 레지오 마리애 팀은 멋지다.
모든 것을 긍정적이고 겸손하게 생각하니 다른 일들도 막히는 것 없이 술술 잘 풀리는 것임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거저 얻었으니 거저 주라는 성경 말씀을 무심코 넘길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은 심은 대로 나오게 돼 있다.
사필귀정에 인과응보라는 말로 대신할 수도 있다.
안 심었는데 나오고, 콩 심었는데 팥이 나오면 비정상이다.
그렇게 될 수도 없는 것이고, 설사 된다 해도 오래 갈 수 없는 허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내 문제다.
남의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지 남이나 주변 환경을 탓할 것이 아니다.
정작 해야 할 일이나 말은 제대로 하지도 못 하면서 겉으로 빙빙 돌다가 대수롭지도 않은 일에 골몰하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식으로 엉뚱한 일이나 저지르고 그를 합리화시키기 위하여 또 다른 무리수를 두는 것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관련되는 모든 사람들한테 피곤하고 불행한 일이다.
뭐든지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쉬운 말이면서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 주는 여러 가지 길 중의 하나로 많은 것을 함축하는 진리의 말이다.
공자님 말씀 같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은 터이니 거기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천우신조(天佑神助)를 덧붙인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에 다다익선(多多益善)에 역(逆)의 설상가상(雪上加霜)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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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