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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포효도 읍소도

by Aphraates 2015. 2. 8.

포효(咆哮)를 해도 객기와 오기의 자만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읍소(泣訴)를 해도 이해심과 진정성이 없는 독선이라면 무용지물이다.

다 안 통한다.

 

상대방을 벽창호로 만들어 절벽으로 내몬다.

벽창호도 감가도 무뎌지고, 다급할 것도 없다.

체절명의 위기에 처하다 보니 천하 없는 소리를 쳐도 마이동풍에 우이독경일 수밖에 없다.

 

엇박자에 서로 맞보기다.

노땅들이 분개한다.

어른들이 말씀하시는데 감히 네들 같은 아이들이 버르장머리 없이 왜 말을 안 듣느냐고 훈계는 일상의 인사말이 되었다.

얼라들은 실소한다.

당신들이 어른들이라면 우리들은 할배들이니 그나마 체통이라도 지키려면 말을 들으라고 역공을 펼친다.

 

도무지 영(令)이 서질 않는다.

명령체계는 무너지고, 상경하애(上敬下愛)는 사라졌다.

삼강오륜은 고전으로 쳐박힌 지 오래고, 준법정신은 엿장수 맘대로 훼손된 지 오래됐다.

 

당하는 사람 속 터지다 못 해 뒤집어진다.

패기만만하여 팔딱거리던 성질 다 죽었다.

치사하고, 아니꼽고, 더러운 수모를 겪는다.

그래도 묵묵부답일 수밖에 없다.

안하무인격으로 살아 온 열매와 부산물로 인한 자업자득이자 인과응보이기 때문이다.

 

악몽에서 탈출하고 싶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잘 해 보고 싶다.

기회를 달라고 매달리고 싶다.

 

어려운 일이다.

너무 멀리 나오고, 너무 깊이 빠져버렸다.

처음으로 되돌아가고 안정적으로 빠져 나오기에는 너무 늦어서 안달하면 할수록 더 옥죄어진다.

 

자존심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가당치 않다면서 못 된 송아지 엉덩이 뿔난다는 소리가 들린다.

웃긴다면서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무시도 당한다.

 

백약무효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무념무상으로 세월만 죽이고 있다.

 

왜 그런 불행한 사태가 벌어졌는지는 다 아는 사실이다.

우연히 일시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기본이 안 돼 있어서 원천적으로 그런 것이다.

 

일방이 아닌 쌍방과실이다.

과실상계는 자세히 해봐야 알겠지만 오십보백보일 것이다.

우(憂)를 범하는 측이나 당하는 측이나 기본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사사건건 충돌하고 시끄러운 것이다.

어느 한 쪽만이라도 기본이 튼튼하면 그리 악순환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기본에 미달되는 것이 난형난제이기 때문에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 한다.

최후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O물을 뒤집어 쓰더라도 어느 한 쪽이 눈 딱 감고 물러서면 된다.

하지만 인간 속성상 도저히 그렇게 될 수는 없다.

그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눈만 뜨면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야단인 것이다.

 

노래나 불러 보자.

 

불러봐도 울어봐도 못 오실......,

소리쳐 불러도 아무 소용이......,

한 많은 이 세상 냉정한 세상 동정심 없어서......,

내 님의 사랑은 철따라 흘러간다......,

생각하면 생각사록 죄 많은......,

 

서럽고 슬프다.

하늘을 바라보고 땅을 동동 치며 하소연 해 봐도 변하는 것은 없다.

오늘의 말씀 <나는 고통스러워 새벽까지 뒤척거리기만 한다네> 을 묵상한다.

약해서는 안 된다.

강해져야 한다.

체념의 눈물만 흘릴 수는 없다.

뭔가는 해야 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이 하면 탈이 날 수도 있으니 거북이처럼 차근차근 해얀다.

각자가 자신을 성찰하면서 자기 위치를 잘 지키고 자기 할 일을 하면 될 것이다.

그에 앞서 잘 하고 못 하는 것은 차후 문제로 돌리고 우선 처음으로 돌아 와 기본자세 잡는 것부터 먼저 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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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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