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고 싶지 않은 아주 기분 좋은 꿈이었다.
꿈속에서 반가운 일이 일어났다.
내가 아직 현직에 있는데 안전관리 최고 책임자로 발령을 받아 업무를 시작한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는 축하한다면서 적절한 인사였다고 하는가 하면 예전에 같이 근무하던 동료들은 올 사람이 왔다면서 기뻐하였다.
한데 좋다 말았다.
그게 끝이었다.
박장대소(拍掌大笑)하면서 가물가물해지는데 나는 안 된다고 발버둥 치다가 그만 꿈에서 깨어 나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4시였다.
데보라는 성당갈 준비를 하는데 나는 허탈했다.
꿈에 대한 기억이 생생했다.
무슨 일이 있으려고 그런 꿈을 꿨나 생각해 보니 집히는 것이 있었다.
어제 향촌 우리 집의 OB와 YB 연석 모임에서 은퇴자들의 재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 때문에 그런 꿈을 꾼 것 같았다.
그리고 긴 오찬 모임을 끝내고 손님들이 가시고 난 다음에 보았던 “현명한 은퇴의 답..돈보다 오래 할 일 찾아라” 라는 인터넷 신문 기사(記事)를 보고 나서 나도 이제 기지개를 켜고 뭔가는 새롭게 해야 할 것이 아니냐는 내적인 메시지가 보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은퇴자로서의 생활에 대해서는 큰 걱정을 안 한다.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현상유지는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나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불안해진다.
현재 수준으로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안정적이라고 하기는 약간 미흡하다.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할 수 있을 때 뭔가는 좀 더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이는 것 같다.
선배님들 말을 빌자면 부족함이 거의 없는 처지일지라도 은퇴 후 3년차 정도 되면 그런 걱정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했었다.
절대로 남의 말을 듣거나 떠도는 소문에 혹 하여 투자를 한다거나 일한다고 나서서는 안 된다는 충고도 여러 번 들었다.
심사숙고할 건은 아니고 즉흥적으로 판단해볼 때 뭐 하나 녹녹한 게 없다.
억지 부려 파탄낼 것이 아니다.
안 하고, 덜 쓰는 길이 슬기롭게 사는 길이다.
다른 길이 있다면 남들한테 티 안 내고 내 몸과 맘을 고생시켜 일구어내는 것인데 그게 뭔가 하는 질문을 던져 봤다.
즉답이 나왔다.
나의 장점도 살릴 수 있고 돈도 되는 공부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
바로 그거다.
이미 결정했다.
어차피 하루 종일 책상머리에 앉아서 글 쓰고 책보는 것이 거의 전부이고 즐거워하는 일인데 재미없고 험난한 길이 예상되는 공부이지만 한번 무거운 머리 돌려가면서 코피 나게 해보자.
결정한 것은 OOOOOOO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었다.
해당 분야 최고의 자격증이다.
이름뿐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자격증이다.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이라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생잡이로 열의만 갖고 대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계란 바위치기 식의 무모한 짓은 아니다.
어느 정도 기본은 돼 있다.
충분한 자질이 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도는 된다.
머리도 아주 굳은 게 아니라 웬만큼 돌아간다.
고향의 완구 형은 같은 분들은 여의정이 되어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도 의욕적으로 하시는데 그런 자격증 하나 못 딸 이유가 없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기피하고 싶어 하는 분야와는 좀 비켜선 분야다.
일정한 마인드도 갖고 있으므로 지구력을 갖고 기본을 잘 정리하고 좀 더 덧붙이면 몇 차례의 시행착오는 있을지라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
좋다!
한 번 내질러보자.
허리띠 바짝 졸라매고 적금 드는 셈 침고 밀어붙여보자.
적금 이자율이 형편없어 저축이라고 하기에 안 맞는 것 같지만 그래도 안 쓰고 차곡차곡 모아 놓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안정된 이재수단이라고 했다.
결단을 내리고 나니 정신이 바짝 들었다.
당장 일어나 과거에 고추장 조금 발라놨던 정리된 자료들을 찾아 살폈다.
가능할 거 같았다.
관련 학원에도 강의와 학원 문제, 정부지원 제도, 앞으로의 조치 방법 등에 대해서 이메일 상담을 해 놨다.
작심삼일(作心三日) 식으로 냄비 끓듯이 할 것은 아니지만 생각만 하다가 세월 다 보낼 것도 아니다.
쇠뿔은 당긴 김에 빼라 했다.
꿈속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러니 현실에서 실행을 해보자.
조금도 망설일 것이 없다.
김(金) 선생, 지금 당장 돌격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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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