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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패싱(Passing)

by Aphraates 2017. 12. 6.

패싱을 우리말로 해석한다면 지나치다, 건너뛰다, 무시하다, 왕따시키다 등으로 할 수 있을 거 같다.

좋은 의미보다는 나쁜 의미가 더 강하게 쓰이고 있는 현실이다.

얼마 전에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이나 코리아 패싱(Korea Passinhg)라는 말처럼 외교가에서 자주 쓰였다.

우리들한테 하는 말이니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나쁘고, 불안했었다.

아직도 일부 외국 언론에서 코리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평한다.

그만큼 어려운 처지인데 슬기롭게 대처하여 선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진정성을 갖고 성실하게 인류공영(人類共榮)에 이바지한다는 우리들의 신뢰와 원칙이 통한 것이라고 높게 평가받아도 될 것 같다.

 

한 쪽에서 패싱이 마무리되어 진정 국면이다 싶더니만 근자에는 정치권에서 또 다시 자주 대두되고 있다.

밝은 소식은 아니다.

OO당 패싱, 모모 패싱, 또다른 모모 패싱......,

유령도 아니고 멀쩡하게 살아 있는 데 그렇게 존재감 없이 무시당하니 참으로 기분 나쁘고 스타일 구기는 일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렇게 당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반발하거나 스무스하게 빠져 나갈 구멍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극복하는 데 한계성이 있는 것 같다.

명분도 없고 실리도 챙기지 못 하고 딴죽을 걸거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참으로 곤궁한 처지가 됐다.

거기에다가 구차하게 된 것은 자업자득이라는 비난까지 뒤집어 써야 하니 굴욕이라 하여도 부족하지 않을 듯 하다.

 

패싱당하면 기분 나쁠 것이다.

잃는 것도 많을 것이다.

망연자실하여 책임공방도 벌이지만 버스 지난 뒤에 손 흔들기여서 모양새만 더 이상해져 운신의 폭도 좁아질 것이다.

울고 싶은데 누가 뺨이라도 때려 준다면 대성통곡하여 속이라도 후련하게 만들고 싶지만 다들 그러리니 하고 눈길도 안 주고 지나쳐버리니 더 약이 올라 그래봤자 악수를 두는 것이지만 무슨 일을 저지를지도 모른다.

 

패싱은 바람직하지 못 하다.

전체적으로 놓고 볼 때 패싱을 하는 측이나 당하는 측이나 덕 될 것이 없으니 공생공존의 정신으로 동반자적인 관계가 되었으면 한다.

가벼운 워밍업(warming-up : 가벼운 사전 운동) 패싱을 하고 당하는 것은 입에 쓴 보약이 될 수도 있지만 너무 과하면 독약이 된다는 것을 양측에서 다시금 깨닫고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시의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누구의 잘못인지는 모르지만 나그네는 며칠 굶어 두 눈이 쑥 들어간 채로 힘없이 가고 있는데 고기 굽는 냄새 풍풍 품기고 부어라 마셔라 흥청망청하면서도 고기 한 점 술 한 잔 먹어보라는 말 한 마디 없이 그냥 패싱시키고 당하는 것은 피차가 할 짓이 아니다.

좁쌀 하나라도 나누는 데서 우정과 사랑이 싹트고, 강력한 힘과 희망이 보이는 것이지 안 그러면 삭막하고 황량한 곳에서 그냥 소멸해 가는 것밖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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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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