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장관(국회의원)이라는 소리를 듣는 인사가 있다.
장수 장관을 그렇게 불렀다.
노선이 다른 과거 정권에서 이 장관 저 장관 한 것으로는 양이 안 찬다.
다른 정권이 들어서고 또다시 같은 정권이 들어서도 살아남아 자리를 보전한다.
이념이 다른 몇 분의 대통령을 모시는데도 물러나지 않고 무탈하다.
대단한 경력이자 이력이다.
신통방통하다.
불가사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처신의 달인이자 적이 없는 무골호인(無骨好人)이라는 것이다.
인정을 받는다.
누군가가 찾아주기도 하고, 스스로 찾기도 한다.
자기 관리를 잘하는 노력파이기도 하다.
한 번 하기도 어려운데 여러 번 요직을 맡는다는 것은 그만큼 노력하고 능력이 된다는 이야기다.
부정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조와 절개가 의심된다는 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대수롭지 않다.
직업이 장관이라는 소리가 듣기 좋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뭔가는 있어서 가능하다.
아주 특별한 경우이다.
국회의원이 한 지역에서 다선 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우리나라의 여론도 있고, 두 자릿수 이상으로 당선된 국회의원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본과 미국도 있으니 단임이 좋으냐 중임이 좋으냐 하는 것도 간단하게 답이 나올 것 같지는 않지만 멸공 봉사와 부귀영화가 주어지는 자리를 직업처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반대도 있긴 하다.
고소 고발이 직무라는 사람도 있다.
반대 투쟁이 상징인 사람도 있다.
별난 모습이고, 희한한 모양이다.
왜 저러고 살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주 열정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을 보면 상상을 초월한다.
기왕에 대중 앞에 나선 길이니 좋은 소리를 들으면 좋으련만 막무가내다.
봉사와 희생이 생활 자체라는 사람이라던가 올바른 개인 생활과 건전한 시민 의식을 빼곤 이야기할 수 없다는 사람이라던 가처럼 좀 이상적인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잘 안 된다.
희망 사항대로 흘러가게 하려면 많은 고통과 인내를 감수해야 할 것 같다.
“늬그 아버지 뭐 하시노” 라는 소리 안 들어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기리어졌으면 한다.
Y) 인제 그만 하십시다.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다른 봉사도 하면서 맘 편히 사세요.
I) 잘은 못 하지만 그리하려고 어느 정도는 하려고 노력하고 있잖아요,
그릇이 넘치도록 하려면 그도 스트레스일 거예요.
그런데 그게 더 편해요.
무리하지 않고 몸과 맘을 움직이는 것이 좋겠지요.
그러나 그런 차원에서가 아니라 뭔가는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러는 것이니 그도 팔자인 것 같아요.
노느니 삽질한다는 그런 거지요 뭐.
Y) 부담스러울까 봐 말은 안 했는데 시험은 잘 보셨지요.
I) 글쎄요.
죽까지는 아니어도 개떡은 만들고 왔습니다.
전 같지 않았어요.
숲은 보는데 나무는 잘 못 보는 것 같더라고요.
이래서 되겠는가 하는 생각에 의기소침하기도 하지만 그나마 안 하면 뭘 하겠느냐고 자문자답하노라니 답이 바로 나오는군요.
3월, 5월, 8월, 또 그다음 해 1월, 3월......,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계속 있으니 끝장을 보고, 또 시작하여 또 끝장을 보는 식으로 나아갈 것 같아요.
머릿속에 남는 것보다 도망가는 것이 더 많아지겠지만 그럼 두 번 볼 거 다섯 번 보면 어느 정도는 보상이 되지 않겠어요.
젊어서 그랬다면 대박이었을 텐데 소소하지만 이리 사는 것도 다행으로 쪽박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별한 목적이라던가 대단하다는 소리를 듣는다거나 하는 차원이 아니라 계속해야 한다는 편으로 가고 있어 손을 놓기가 어렵네요.
좀 안 어울리지만 K모 후배처럼 직업이 수험생이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어요.
대모님의 격려를 받고 이런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얼마 안 남은 삼천포든, 또 다른 곳이든 차에 항상 싣고 다닐 자료를 간추려 가방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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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