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이다.
가야 할 길이다.
큰 나무가 큰 목수를 만나는 장날이다.
곁가지가 많다.
바람도 많다.
참새도 많다.
날씨 변화도 많다.
그러나 그것들은 다 오합지졸이다.
아무리 많아도 영향은 미미하다.
요는 그들을 거느리는 그 무엇이다.
이를테면 학(鶴) 같은 존재다.
학이 어떠냐에 따라 학에 매달려 있는 그들은 황금알이 될 수도 있고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일합에 일합을 더해 간다.
주자들이 처음 워밍업에 이어 본격적으로 두 번째 일합(一合)을 겨뤘다.
앞으로도 여러 차례 있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주시하고 있다.
미당 선생은 생각보다는 좀 덜 한다.
무덤덤하다.
음흉하게 곁눈질하는 것도 아니고, 간사하게 갈팡질팡하는 것도 아니다.
당사자와 전문가에게 일임해야 한다는 평소 지론 때문이다.
누구라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의무가 있다.
반면에 안 그럴 자유도 있다.
과열이라던가 저열이라던가에 실망해서가 아니다.
내 코가 석 자라는 현실 때문이다.
아주 무관심은 아니다.
맹렬하게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지켜보면서 할 일을 했다.
그래도 돌아가는 판도가 읽혔다.
차별성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끝나고 나니 바로 응원객이 등장하여 자기 편이 잘했다지만 아전인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다.
사실은 사실대로 나타난다.
베일에 가린 듯이 오리무중이던 것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낸다.
풍문으로 들었소이다가 점차 현실로 다가온다.
흑백논리로 누가 백로이고 누가 까마귀냐고 선명성을 강조하더니, 도토리 키재기로 어느 쪽이 황새이고 어느 쪽이 뱁새인지 날 선 공방을 벌이더니 차츰차츰 본색이 보인다.
강약과 진위가 자연스럽게 가려진다.
운동장에서 뜀박질을 시켜보면 다 안다.
링에서 스파링을 붙여보면 다 보인다.
편을 갈라 치고받을 것 없다.
이쪽도 옳고, 저쪽도 옳다.
다 애국자이지 매국노는 없다.
다 잘살아 보자는 것이지 못 살자는 것이 아니다.
볼 것 보고, 들을 것 듣고, 말할 것 말하고 내 기준으로 선택하면 된다.
그 다음은 결과에 따르면 된다.
내가 바라는 대로 됐다고 해서 안 먹어도 되는 밥이 저절로 넘어가는 것은 온당치 않고, 내가 바라는 대로 안 됐다고 해서 식음을 전폐하고 끙끙 앓는 것도 온당치 않다.
시류에 따라야 한다.
카멜레온도 카멜레온 나름이다.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색이 변하는 것은 생존권 차원이다.
그러나 사익에 휘둘리면서 레밍처럼 강물에 뛰어드는 것은 자해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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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