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오르던 주택가가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없)다로 번질 조짐이 보인다.
우선 당장 갭투자가 거론된다.
재미를 본 사람으로는 묘미라고 하겠지만 전문가나 국외자가 볼 때는 곡예사의 첫사랑 같은 위험천만한 일인데 서서히 현안으로 대두될 조짐이 이는 것 같다.
갭투자는 부동산 선호도가 높은 현실에서 불가피한 이재 수단이었던 같다.
밑천이 약한 소시민이 주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주택 소유자나 부동산 전문가로 나서는 길이기도 하다.
투자 내지는 투기로 부동산 부자가 된 사람들도 처음에는 그 길을 걸었을 것 같다.
조심스럽다.
기억하고 싶지 않겠지만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잘해야지 안 그러면 천신만고 끝에 쌓은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밤하늘의 기라성(綺羅星), 사막의 신기루(蜃氣樓), 바닷가의 모래성은 어어 할 새도 없이 한방에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갭투자 성공에는 전제 조건이 있단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고 가격이 상승할 때 해야 하고, 은행 등 금융권을 통해 저금리의 안정적인 자금확보가 됐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단다.
시의적절하지 않으면 실패란다.
타이밍을 조금만 놓치면 갭투자는 말 그대로 소리도 안 나는 깡통이 되거나 폭망의 알거지가 될 위험성이 있단다.
적당한 갭이 필요하다 하겠다.
갭이 너무 벌어져도, 너무 붙어도 문제다.
전기인으로서 그 갭을 생각해본다.
전기 절연에는 고체, 액체, 기체가 있다.
제4의 물질 상태인 플라스마도 있는데 아직 실용화된 것 같진 않다.
액체 절연물로는 OT라고 하는 절연유가 대표적이다.
절연유는 일정의 절연성을 가져야 한다.
그는 절연유 시험기를 이용하여 판정한다.
절연유 시험기는 전원 장치, 측정기, 분석기로 구성된다.
절연유 측정기는 표준 갭에서 적정 값(구상 전극:12.5㎜, 극간 간격(갭):2.5㎜, 유면 높이:구봉상단 20㎜)을 유지하고, 허용된 적정치(신유:30KV/2.5㎜)를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요건은 갭 간격 2.5mm의 유지다.
갭 간격이 규정치 오버이거나 언더 또는, 극간 갭에 어떤 장애물이 있다면 정확한 측정치를 얻을 수가 없다.
갭은 적정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나 절연유 시험에서 뿐이 아니다.
사물적, 인간적, 상상적으로나 적정한 갭을 유지해야 한다.
안 그러면 탈이 난다.
공식적인 선거운동에 나선 진영들의 일성을 들으니 갭이 참 크다.
이견과 갈등을 조정하고, 이해와 타협과 양보로 화합을 이루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인데 부딪히는 불꽃이 너무 센 것 같다.
보수, 진보, 중도 중에 뭘 강조한다고 하여도 결국은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일 텐데 자신도 모르게 상처뿐인 영광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좀 우려스럽긴 하다.
그래도 잘 되리라 믿는다.
어제는 감리 최종보고서를 정리하면서 잠시 갭에 관한 담소를 나눴다.
주제는 봉급이었다.
내용은 봉급을 주는 입장과 봉급을 받는 입장간에 갭이 크다는 것이었다.
미사여구는 다 빼고 단도직입적이었다.
사장으로서는 어떻게 하면 적은 돈을 들여 많은 이익을 내느냐가, 직원으로서는 어떻게 하면 일을 편하게 하고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일 텐데 좀 저속한 것 같긴 하지만 그게 인간 본능이라는 것에 의견일치를 보았다.
그 갭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데도 의기투합했다.
박 대리님의 고민도 털어놓았다.
부(夫)는 봉급을 주는 사장이고, 부(婦)는 봉급을 받는 직원이니 당연하다.
집에서는 뭐든 양보할 수 있는 부부 일심동체이지만 아침에 출근하면 통영의 사장과 삼천포의 직원 입장이니 다를 수밖에 없다.
고용자와 피고용자로서 정반대의 입장이니 봉급을 놓고 이야기하자니 어느 편을 들기 입장 곤란한 것이다.
봉급을 팍팍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그렇고, 봉급을 꽁꽁 묶어 동결하자 주창하기도 그런 것이다.
약간의 진퇴양난이다.
그러나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다.
부도덕한 이율배반도 아니고,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간사함도 아니고 현실이 그렇다.
불협화음도 아니다.
울고 왔다 웃고 가는 것도, 웃고 왔다 울고 가는 것도 아니다.
두 얼굴의 사나이나 카멜레온처럼 만나는 사람에 따라 지론을 바꿔 표정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을 피할 수 없듯이 갭 관리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갭을 두고 머리를 감싸며 고심할 것은 없다.
긍정적인 사고와 건전한 행동으로 임하여 정성을 기울이고 최선을 다하면 선순환이 되고 좋아지기 마련이니 그를 따르면 만사형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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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