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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by Aphraates 2022. 2. 22.

나들이 겸 해서 종종 가는 곳이 금강 하구언 댐과 신탄진 대청 댐이다.

두 댐은 금강 물흐름을 바꾸는 역사였다.

설치 전후를 통해 찬반 논쟁이 치열했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효과성에 대해서 논란이 그치질 않고 진행 중이다.

한술 더 뜬 댐도 있다.

금강의 발원이라 할 수 있는 곳에 설치한 용담 댐이다.

충청도와 전라도 간에 물싸움까지 벌어질 정도로 말이 많다.

 

댐은 필요악이다.

물은 그대로 흐르게 놔두는 것이 제일이지만 담수하여 용수로 사용해야 하는 필요성도 제일 못지않다.

댐은 수로를 변경시키면서 상전벽해라 할 정도로 국토를 변형시킨다.

그러니 이해당사자들 간에 벌어지는 분쟁은 필연이다.

제삼자 입장에서 보면 더하고 빼면 제로이지만 한쪽에서 보면 두 배로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입는 것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서 에너지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질량이 그대로 보존되는 것처럼 댐을 막아 득을 보는 측이 있는가 하면 실을 보는 측도 난형난제로 존재한다.

물 문제는 댐만이 아니다.

천수만이나 시화호나 새만금처럼 바다를 막고 뻘을 없애 육지로 만든 경우도 물이 문제가 된다.

때문에 댐을 막거나 호수를 만들 때는 백년대계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백년대계는 고사하고 십년지계도 어렵다.

우선 당장은 먹기 좋은 것이 곶감이라고 하듯이 칼자루를 쥔 측에서 칼을 막 휘둘러 국가적인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다.

고 박() 대통령처럼 산에서 나무 한 다발만 해 와도 감옥에 보낸다고 엄하게 다스려 푸르른 산을 만들고 홍수를 억제하는 식이었다면 칭송받을 일이지만 인기영합적인 측면으로 정치적인 산물로 만들어 분란을 일으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물론 처음부터 국토를 훼손시키겠다고 작정하고 나선 것은 아니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난개발 식으로 하다 보면 멍들어가는 국토가 되는 것이다.

 

거사가 끝나면 논공행상 또는 일벌백계가 이어진다.

그게 정확한 사실과 근거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별문제가 없다.

하지만 변방에서 치고 들어오는 정치 논리 같은 것처럼 부적절한 것이 동원된다면 물 위에 떠 있던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

찬성한 측에서는 역대급으로 성공작이었다 하지만 반대한 측에서는 자손만대로 실패작이라고 한다.

좁힐 수 없는 틈새가 벌어지고, 건너서는 안 될 강을 건넌다.

그다음은 성황이 어찌 전개될지는 안 봐도 훤하다.

당사자들은 즐거운지 모르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은 영문도 모르고 눈 멀뚱거리는 국민이다.

 

두 부류의 댐이 말썽이다.

하나는 접경지 역의 평화의 댐이고, 다른 하나는 4대강 댐이다.

삼천포 마감 기념 휴전선 일대의 여행 일정에 화천의 금강산 댐이 잡혀있었는데 돼지 열병 때문에 휴전선 지역 출입이 금지됐다는 연천군과 화천군의 관광 안내였다.

본가와 주소에 인근한 댐이어서 자주 지나는 댐이 백제보와 공주보와 세종보인데 갈 때마다 풍경이 다르다.

어떤 때는 물로 가득 차 넘실거리는가 하면 어떤 때는 댐에 물기가 하나도 없이 메말라 있다.

물을 담수할 때 하고 방류할 때의 차이이다.

 

묵직하고 듬직한 댐도 정치에 놀아난다.

진영 논리에 따라 공방의 대상이 된다.

물을 살려야 한다는 좌파 환경 측에서는 댐을 폭파해야 한다고 하고, 물을 써야 한다는 우파 개발 측에서는 댐을 지켜야 한다고 한다.

도시민들과 농민들도 극과 극이다.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도 찬반이 팽팽하다.

하나의 사살이든 양존의 진실이든 답은 있을 텐데 다 자기 것이 답이라고 우기는 것을 보면 돌팔이에 얼치기들의 숨바꼭질이 아닌가도 싶다.

 

4대강이 정치권에서 재소환됐다.

거기서 나왔으니 문제와 답이 뭔지는 모르지만 다분히 정치적인 것일 테니 논란이 일 것이 자명하다.

금강산 댐은 세월이 지나면서 정권 차원의 안보 인기주의 영합이라는 쪽으로 결론이 나 가는 것 같지만 4대강은 아직 역사적인 평가를 받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뭐가 그리도 절박하다고 그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것인지 공방의 진의가 의심스럽다.

 

역대 임금들이 치산치수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고 한다.

그만큼 중요했다는 증거다.

물은 물이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물은 가두면 썩는다.

이게 사실이지만 사실 그대로 인정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역행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정 이익이 있어서 큰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반대로 가는 것이다.

그게 댐이고, 양수발전이다.

그러나 순리도 역리도 논리의 수준을 지켜야 순작용이 되는 것이지 너무 오버하거나 언더하는 식으로 비약하거나 비하하면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평화의 댐이든 4대강이든 적절한 논쟁은 필요하겠지만 찬성이든 반대든 아전인수는 쓸데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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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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