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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승자도 패자도

by Aphraates 2022. 3. 12.

어제는 모처럼 민의 518모임을 했다.

광주 518이 아니라 대전 518이다.

주제는 삼천포 철수축하와 격려였고, 부제는 코로나로 인하여 위축됐던 것을 탈피하여 기지개를 펴자는 것이었다.

정회원 다섯 중에 서울의 보니는 다음에 만나기로 하였다.

대신 준회원으로 갈마동의 조프가 참석했다.

 

보혁(保革)의 합동 주회(酒會)였다.

518은 각기 성향은 다르지만 진영을 초월한다.

이해관계를 따질 사이가 아니고 친형제나 다름없는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노선이 달라도 얼굴을 붉힐 일 없다.

첨예한 문제가 불거져도 각기 현상 파악은 하되 결정을 내린다거나 자기 생각을 끝까지 고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임에서는 묘한 의견 일치가 있었다.

대선 결과를 놓고 승자도 패자도 골치 아프게 됐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결과에 따라 흘러가겠지만 이겼어도 이겼다 웃을 수만 없고, 졌어도 졌다고 코 빠트릴 수만 없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었다.

양측이 다 국가와 국민을 앞세우면서 뭔가 결기를 다지지만 순탄하게 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걸림돌이 있는데 깃발을 든 사람들이 잘 할지, 깃발을 따라가는 사람들이 잘 갈지 불투명하다는 것이었다.

 

뭐 어떤가.

대부분에서 반반으로 갈려있는 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비슷한 처지다.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것이다.

슬기롭고 지혜롭게 헤쳐나가면 된다.

숱한 고난을 이겨내면서 오늘에 이른 우리인데 그런 것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가겠느냐며 자신을 위안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대화를 끝냈지만 환하게 웃는 다른 것은 몰라도 그에 관한 한 밝은 표정들은 아니었다.

깊은 우려는 아니나 희미하게 드리워진 그림자는 그대로였다.

 

즐거운 만남이었는데 묘했다.

1차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도야지 집이었다.

2차 입가심은 선택이 가능한 치킨 집이었다.

반반으로 해드릴까요. 반반으로 해드릴까요. 어떻게 해드릴까요하고 묻는 주인장에게 아무거나 맛있는 것으로 해주라고 하였다.

왜 닭집에서까지 반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인지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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