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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웅지

by Aphraates 2022. 3. 24.

잊어버릴만 하면 불거져 분란을 일으키는 예가 있다.

이중국적과 병역문제를 안고 있는 유() 가수 이야기다.

피곤한 건이다.

당사자로서는 아주 중요한 문제일 수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아픈 곳을 다시 찔리는 것처럼 괴롭고 짜증 나는 일이다.

또다시 법정 공방을 벌인단다.

관군과 싸우지 말고 송사는 하지 말라 했는데 안 통하는가보다.

얼마나 준법정신을 잘 지켰는지 모르겠으나 법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는 오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유 가수가 대한민국으로 다시 들어오려고 한단다.

검은 머리 외국인이 되었다가 다시 한국인으로 되겠다는 것이다.

쉽지 않을 듯하다.

설사 성사되어 들어온다고 해도 싸늘한 시선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등졌던 조국에 다시 들어오겠다는 취지가 뭔지도 아리송하다.

순수한 귀소본능인지, 연예 활동과 사업이 목적인지도 불분명하단다.

 

이럴 때 어찌해야 할 것인지 바로미터가 되는 것이 여론 조사다.

인터넷 매체에서 여론 조사를 한 것을 보니 80% 이상의 국민이 입국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었다.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다.

여론 조사를 백 프로 신뢰할 것은 아니나 결과가 오염됐다고 볼 수 없어서 민심이 그렇다는 것을 증빙하는 것이다.

반국민 정서에 괘씸죄에 걸린 것이다.

백만금을 줘도 싫으니 너는 너대로 거기에서 잘 살라는 식으로 조국이 버린 것인데 뭐라 항변하기 곤란할 것 같다.

스스로 택한 길이자 실수와 무지인 것을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게 뭐야.

그때 왜 그랬어.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잖아.

내 안의 끼를 최대한 발휘하여 조국을 위해 뛰겠다는 웅지를 펼치려고 나갔다 했지만 결국은 병역을 피하려고 그랬다는 결과밖에 없잖아.

그렇게 나갔으면 그대로 살아야지 지금 와서 들어오겠다는 것은 뭐야.

청춘을 불사르면서 병역 의무를 다한 청춘들에게 뭐라 설명하겠어.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위하여 고무신 거꾸로 신었다가 다시 올바르게 신겠다는 것은 불타는 청춘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아니겠어.

그런 중대 과오를 뭐로 만회하겠다는 거야.

남자가 권력이든 재력이든 정력이든 셋 중에 하나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데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니지만 셋 중에 하나도 시원치 않으니까 조국이 나를 품어달라고 애원하는 거라면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높게 올라 넓게 본다는 것이 우물로 빠진 개구리가 된 격이다.

어떻게 빠져나오고 개과천선할 것인지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탐탁스러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는지 그게 의문이야.

머지않아 병역문제, 이중국적, 학력과 논문 문제, 위장전입, 탈세와 부동산 투기 등등 전력 문제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의 회오리바람이 일 텐데 그 트라우마에 걸린 사람들의 데자뷔는 아닌 것 같은데 어찌 돌아갈지 모르겠으나 미루어 짐작은 가능할 것이다.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유학 생활을 포기하고 조국에 들어갔다는 이스라엘 이야기는 잘 아는 사실이다.

거대한 세력과 맞서 싸우는 조국을 지키기 위하여 모든 것을 포기하고 포탄 속으로 뛰어가는 우크라이나 이야기는 진행 중이다.

뭐 잘한 게 있다고 고개 빳빳하게 들고 법으로 하자는 것인지 배은망덕하다고 마녀사냥 하는 것도 아니 되지만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여론을 잠재우고 때를 기다리겠다는 발상은 아예 꺼내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냉정과 온정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 현명한 답이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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