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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복희네

by Aphraates 2022. 4. 5.

조 영.

얼굴을 마주보며 그렇게 부르면 화들짝 놀라며 좋아하신다.

복순이.

지나치면서 그리 부르니 누가 그렇게 불러주겠느냐며 웃으신다.

전 희순이 오랜만이네, 엄 카도 그렇고.

미사가 끝나고 나오면서 앉아계신 두 분한테 그러니 환하게 웃으신다.

복희네.

걸어가시는 두 분을 보고 창문을 열어 그렇게 말하니 오랜만에 들어본다며 박장대소하신다.

김병례, 그러지 말고 어여 와.

저 멀리 있는 분한테 큰 소리로 부르자 얼른 달려오시면서 반가워하신다.

월자씨, 달밤의 여인이시네.

이상한 이름을 그리 시적으로 부르자 손뼉을 치며 좋아하신다.

장 정자.

정신없이 봉사하는 데 다가가 살짝 부르니 하던 일을 멈추고서는 등짝을 한 대 때리면서 기뻐하신다.

채빈 씨.

앞서 올라가시는 노인 분 손을 잡으며 소근거리듯이 부르면 언제 오셨냐며 반가워하신다.

 

이게 뭔가.

뜬금없이 이 무슨 시츄래이션인가.

한참 위의 집안 어른이 한참 손아래인 사람한테 그러는 것인가.

상대를 싹 무시하고 내뱉는 것인가.

오랜만에 만난 스승과 제자의 대화인가.

잊고 지내던 죽마고우의 해후인가.

그리운 연인을 부르는 밀인가.

 

!

그게 아니다.

되나 안 되나 주책없이 그러는 무례한 푼수가 아니다.

미당 선생이 오십에서 칠십 대인 자매님한테 사람들이 많고 부군이 옆에 있는데도 대놓고 하는 정겨운 부름이고, 듣고서 기분이 좋은 미소로 화답하시는 것이다.

심신이 멀쩡한 사람이 뒤따라오면서 함께 익어가는 분들께 보내는 친근감이자 잘 받아들이는 신뢰감의 발로이다.

나잇살이나 먹어서 시리 웃픈 바보처럼 구는 것이 어색하고 덜 멋지긴 하나 그런 것이 있어 즐거운 세상이고 좋은 인연이 아닌가 한다.

 

식목일이다.

나무를 심는 맘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

나무를 심자거나 숲을 가꾸자는 캠페인은 예전 같지 않은데 벌거숭이 산이 사람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우거진 것도 예전과 같지 않아 좋다.

방화든, 실화든, 자연 발화든 종종 일어나는 산불로 어려움이 많지만 뭐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것은 아니다.

오늘의 푸르른 산과 들이 있게 기초를 닦으신 고 박() 대통령님은 그게 바로 조국의 백년대계라는 것을 일깨워주신 것인지라 업적 공과를 이야기 할 것 없이 존경받아 마땅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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