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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꿩 잡는 것이 매다

by Aphraates 2022. 4. 7.

꿩 잡는 것이 매다.

 

꿩을 잡아야 매라고 할 수 있다.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목적 달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말이라는데 중국의 작은 거인 덩샤오핑의 흑묘백묘(黑猫白猫)와도 오버랲된다 하겠다.

 

어지간히도 극성을 부리는 코로나도 시들해지는가 보다.

안 걸린 사람보다는 걸렸었다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집단 면역이 형성되고 있단다.

미당 선생은 감염 무경험자다.

지난해 3차에 걸친 코로나 예방 접종이 유효했는지 아직은 코로나와는 무관하니 다행이다.

업무상 또한, 성격상 여러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어 조심조심했다.

그렇다고 조심스러운 것을 인정하여 용서하거나 그냥 지나칠 무차별적인 코로나가 아닌데 용케도 모면하고 있다.

독감처럼 펜데멕(Pandemic, 전국적인 유행병)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데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안 걸렸다고 해서 아주 온전했던 것은 아니다.

예방 접종 후로부터 어깨와 팔이 아파 몇 차례 병원을 찾았다.

예방 접종 후유증인지 아니면, 오비이락으로 다른 까닭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동네 병원, 대학 병원, 약국에도 가보았다.

그런데도 차도가 없어 많이 불편했다.

특히 잠을 자거나 잠자고 일어났을 때 아팠다.

이렇게 가면 견디지 못할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아파도 참았다.

견딜 만 했기 때문이다.

칭병하고 방에 누워있을 형편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마냥 방치할 것도 아니어서 삼천포 일을 끝내고 대전에 가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를 찾아 본격적인 치료를 받을 생각이었다.

그마저도 잘 안 됐다.

못 견디게 아프면 가지 말라고 붙잡아도 뿌리치고 갈 판이다.

그 정도는 아니어서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러다가 지난 소맥특공대 작전에서 병 자랑을 하다가 율리오 대장님으로부터 가까이 있는 정형 신경외과에 가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이틀 전에 한방 마니아인 안나 자매님으로부터 한방 치료 안내와 한의원을 소개받아 갈까 말까 망설였었다.

밑져야 본전이고 후회할 일은 없을 것 같아 대장님의 권고를 받아들여 한 번 간 것이었다.

 

개인 병원은 절차가 간단해서 좋았다.

초진, 엑스레이, 초음파 주사 시술, 물리치료, 처방 순서로 진행됐다.

원장 선생님도 그리 말씀하셨지만 쉽게 나을 것 같지는 않아 장기 치료를 받을 각오를 했었다.

 

그런데 거참 신통방통하다.

삼일밖에 안 됐는데 효과가 나타나는 느낌이었다.

뻐근하고 무겁던 팔과 어깨가 가벼워졌고, 통증도 거의 가셔 좀 어눌하긴 해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정도가 됐다.

조금 아프다고 얼굴을 찡그리던 것을 보던 데보라도 부드러웠다는 어깨와 팔을 만지면서 역시 병은 자랑해야 한다며 웃었다.

 

집안 형님 생각이 났다.

우리나라의 5대 메이저 병원은 물론이고 용하다는 곳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찾아다녔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어 체념상태였단다.

그날도 서울 대형 대학 병원에 진료를 받고 돌아오는 길이었단다.

갑작스러운 통증이 있어 한강 변의 달동네 학고방만한 의원에 가셨단다.

의원이라고 하기에도 부족할 정도로 허술했고, 원장님은 금방 쓰러질 것 같은 노인이셨단다.

여차여차하여 왔다고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그러냐면서 진료하고 처방을 내줘 그대로 했더니 점점 나아지더란 것이었다.

뭘 제대로 먹지도 못하여 꼬챙이처럼 말라 걷기에도 불편했는데 그 초라한 의원을 찾고서부터는 얼굴이 부옇게 피고 등산도 다닐 만큼 건강해졌다는 경험담은 듣고 들어도 감동적이다.

 

종합병원 진료와 함께 나름대로 민간요법을 써도 별 차도가 없었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씀과는 결이 다르지만 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소개받은 작은 의원을 찾아갔더니 나아지고 있다.

그러니 꿩과 고양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니다 보면 병원도 자기와 맞는 곳이 있다고 하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오늘 다시 재진 차 병원에 가야 하는 데 가면 엄지척을 하면서 고맙다고 허리 굽혀 인사를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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