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고 못 사는 것도 다 팔자소관이다.
어른들한테서 가끔 듣던 소리다.
세상 이치와 인간 도리에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공방도 벌인다.
맞는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반면에 운명은 스스로 개척할 수도 있는 것인데 너무 패배주의에 빠져 포기하는 것이란 비난하기도 한다.
사주팔자와 풍수지리를 들먹이며 1, 2천억 정도의 병행 효과를 예측하던 용산(龍山)이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니 수조 원의 부가가치가 있을 거라는 것으로 둔갑했다.
준공공기관에서 내놓은 연구조사 결과다.
저명한 학자들이 오판한 것인가.
염불에는 관심 없이 잿밥에 눈독 들이는 관변 학자들의 계획된 주장인지 모르지만 그렇게 확연한 차이가 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던지는 것이다.
인정하기도 부정하기도 그렇다.
낯 간지럽다는 의견도 있다.
수전노도 아니고 그렇게 중차대한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도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돈 얘기가 나오면 불편하다.
분위기 좋다가도 돈 얘기가 나오면 분위기 깨진다.
얼마 전에는 허리 부러지게 일해도 나아지지 않는 전라도 양파의 눈물 기사가 눈에 들어오더니 이번에는 가만히 있는데도 쑥쑥 불어나는 공직자 강남 재산 신고 기사와 강남 3구의 적십자회비 납부 실적이 저조하다는 “꼴찌 3구” 기사가 눈길을 끈다.
누군가 악담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또 부자 동네에서 돈 만 원이 아까워서 고의로 피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어쩌다 보니 그런 오명을 뒤집어쓴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암시하는 것이 있는 듯한 것은 안 좋은 일이다.
돈 많은 게 죄는 아니다.
돈 없는 게 벌도 아니다.
부자가 있어야 빈자가 있고, 빈자가 있어야 부자가 있는 것이다.
다 인정한다 해도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은 왜 이다지도 심화되어가는 것인지 돈이 돈 벌어주는 세상이 아름답다고 하기는 좀 송구스럽다.
어떤 조율이 필요할 것 같은데 쉽진 않을 것이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거나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다거나 하는 소중한 말씀이 통하는 감동은 작다.
갈라치기로 웃고 웃는 팔자소관은 아니었으면 한다.
세상없는 사람이 와도 정답이 없다고 하는 입시와 부동산 문제처럼 성장과 분배 문제를 어찌 풀어낼지 지혜를 모아야겠다.
여기 황금을 돌 같이 보는 성인군자 났다.
돈맛을 모른다.
그렇게 태평하다니 아직 뜨거운 맛을 안 본 것이다.
한식날에 청양 선영에 인사를 올렸다.
우리 조상님들은 심심산천에 정착하시어 참 고생들 많으셨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전에는 가엾은 어머니 왜 나를 낳으셨냐는 이(李) 가수 노래에 공감하면서 흙수저로 태어난 것을 불만스럽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조상님들이 계시어 우리가 있다는 것에 무한 감사를 드린다.
안 좋은 것들도 좋은 것들로 승화시키고 싶다.
삐딱선 타고 하는 헛소리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괴로움도 슬픔도 없는 곳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고, 그렇게 이루어주시라고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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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