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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한 해 한 번을 쓰더라도

by Aphraates 2022. 5. 19.

광주에서는 대통령께서 참석하신 가운데 5.18 기념식이 있었다.

대전에서도 동지들이 참석한 5.18 기념식이 있었다.

 

이름은 같지만 성격과 내용은 전혀 다르다.

동명이인(同名異人)인 것이다.

 

광주는 아직도 5.18에 대한 평가가 달라 찬반양론자들이 동시에 참석한다.

클리어되지 않은 문제는 다음에 다시 논하자고 뒤로 미루고 일단 공통분모를 찾는 임시봉합적인 형태다.

 

대전은 아니.

성격에 대하여 이론이 없으니 논의할 문제가 없다.

정회원 10명 중의 3명이 참석하고, 뜻을 같이하는 준회원격인 2명이 참석하여 가까스로 과반수 기념식 성원이 되었다.

사정이 그랬지만 화기애애했다.

기념식 자리는 5.18의 본향 향촌의 위수지역이 아닌 테크노 밸리에서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금겹살이 된 삼겹살이 부담스러워서 원정을 간 것이 아니라 거기로 이사 간 아우님이 금겹살보다 나은 스페인식 새로운 메뉴가 있다고 초청하여 간 것이었다.

 

오고 가는 소맥 폭탄과 이베리코에 정겨운 대화가 참 좋았다.

최상과 차상 연장 회원이 부상병 처지여서 묻지 마 잔 부딪히기를 못한 것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기념식의 의미가 거의 완벽할 정도로 진행됐다.

 

옥에 티도 있었다.

나쁜 티는 아니고 그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이었다.

다름 아닌 귀가하는 차편이었다.

갈 때는 아우님의 픽업을 받아 갔는데 올 때는 301번 버스를 타고 왔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지금부터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넷이서 버스를 타나 택시를 타나 교통비는 비슷하여 가릴 것이 아니었지만 버스보다는 택시를 타자고 하였다.

둔산동에서처럼 손만 흔들면 바로 탈 수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택시가 안 보였다.

가끔 오는 택시도 다 예약등이 깜박이는 택시였다.

대전 도심권과는 좀 떨어진 다른 주거지역이기 때문에 손님을 찾아 돌아다니는 택시는 없는 것이었다.

Y를 호출해도 간신히 연결되는 통화에 잠시 후부터는 깜깜무소식이었다.

K를 연결해야 하는데 창피한 것이 있다.

거기까지 신경 쓸 일이 없는 세대들인지라 가입자도 없었고, 바로 가능할 것 같은 앱을 설치할 수도 없었다.

 

택시를 잡으려고 한참을 그렇게 보도에서 서성이다가 바로 향촌 집 앞까지 가는 301번 버스를 타기로 했다.

자주 가는 곳이 아니어서 그런지 방향 감각이 없었지만 차 다니는 큰길을 찾아가 보니 정류장이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한 해에 한 번을 쓰더라도 K를 이용해야겠다고 하였더니 공감들을 하셨다.

머리 아프게 아이들이 쓰는 그런 거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은 한다.

하지만 좀 어색하더라도 길을 터놓으면 편리하고 득이 되는 것인데 할 줄 모르거나 귀찮아서 그냥 넘어가는 허점을 찔릴 것이 자꾸 늘어난다.

AI, Big data, Cloud, IoT, 5G, Metaverse, Mobile, Robot 등등 첨단 고도산업의 산물들이 그렇다.

잘 활용하면 현금이나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포인트 혜택에 대한 무관심도 그렇다.

돈이 빤히 보이는데 모르거나 서툴다고 은근히 외면하고 무시한다.

그런 거는 다른 것으로 보존하면 된다고 변명하는 것은 실수하는 거다.

식솔들을 거느리는 가장의 직무 유기자 무능력의 소치이다.

새로운 것이나 좋은 것을 익혀 작으나마 도움을 받는 것은 뒷방으로 밀려나지 않는 삶의 지혜라 하겠다.

 

K(카카오택시)를 모른다.

Y(양반택시)가 여의찮다.

결국에는 가장 하수인 W(걷기) 전 단계인 B(버스)를 택하는 것은 지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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