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시오 매니저님, 이해해주시오.
내가 풀어야 할 한이 있어서 그래요.
개업 초창기부터 자리하고 계신 둔산 사리원 매니저님한테 이웃 동네 향촌의 단골이 저녁 장사를 위하여 문을 닫는 시간까지 열변을 토한 것에 대해서 양해를 구하는 장면이다.
시절 테기도 아니고 대낮부터......,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30년의 울분과 회포를 풀어야지 더 두었다가는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서 막 퍼부어야 할 건수가 있었다.
아쉽고 속 상한 한 방을 당사자 앞에서 푸르른 창공을 바라보며 정말로 세상이 그래서는 안 되고, 사람이 그래서는 안 된다고 일갈하고 그를 가만히 듣고 있어야 할 상황이 있었다.
그러나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되돌릴 수 없고,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니 내일을 위해서라도 아픈 과거와 괴로운 오늘을 털어내야 했다.
공격하는 측이나 방어하는 측이나 운명적이라 받아들여야 할 “과거를 묻지 마세요, 그리움과 추억으로 남겨주세요” 라는 말을 건네야 하는 아름다운 해후(邂逅)였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제는 단연 불 공장이었다.
부제는 감리사. 시공사. 안전관리 대행사, 설비운용사, 검사/시험사, 기술/제작사였다.
註1)직함/존칭생략, 註2)선담O/악담X, 註3)칭찬O/비난X, 註4)존경O/무시X, 註5)진언O/허언, 註6)輕談O/重談X 註7)호O/불호X
대천/청양/부여/장항/대전/서울/부산이 나오고, 세상살이가 이야기 되고, 기술사가 화제고, 박충상/배주호/이희/주병수/최진성/심정운/권태원/김입경/안정식/김정부/정상진/이학조/박상태/김기홍/소병일의 동고동락한 모습이 보이고, 송강에 집을 샀던 재영과 만석이 튀어나오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YB 김태용/민병문/김건영/곽희섭/함정태/김경민/전상준/임현갑/전종원/김기환이 불려오고, 무소식이 희소식인 OB 정근택/최정섭/전성근/유연표/박인원/김태화/임효식/안재빈/송봉섭/조영래/김범진/이옥배/이근영/심응보/이동일/정태호/문봉수/원영진/박재호/민병욱/이기탁/반석걸/박종명/최영철/조성우/김계배/이태우/양재학이 호명되고, 삼천포에서 할아버지로 모시던 신근호/구오권/김근규가 소개되고, 대전에서 가끔 회동하는 청양 쫄들 한정현/오세일/윤장완/주병수/송인준이 회자되고, 전국구 동지들이 등장하고, 퇴직을 준비하는 머리 허연 노땅이 된 청춘 후배들이 소환되고, 12회와 청출회와 청우회와 문화동 사람들이 지원한 부산의 기술사 김(金)+1과 계룡의 예비 기술사 허(許)와 대전의 흘러간 기술사 김(金)+1의 희로애락이 점철된 사랑과 정담의 한 판이었다.
아울러 이열치열인지 지난 5월 1일 청양 칠갑산으로부터 골골하던 미당 선생이 3주 후인 오늘에 되살아나는 회복기를 맞이하였는지 시끌벅적한 낮술의 한 마당이었다.
지난주는 13년 만에, 이번 주는 26년 만의 연결이었다.
년(年)이 갑절로 쌍 품이 났다.
지난 금요일은 13년 전 신계룡 이야기를 했다.
오늘은 그 두 배인 26년 전의 대천/청양 이야기였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라는 공주(公州) 박(朴) 명창 어른의 광고 문구처럼 인기를 누릴만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으나 옛것은 좋은 것이라 맘껏 소리를 질러도 부끄럽지 않은 시간이었다.
독백하고 싶다.
과거 회귀나 미래 지향 차원에서 계산해보면 이해득실이 어떨지는 명확지 않으나 과거 없는 현재와 미래가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본받고 존중되어야 할 것이 많은 옛것임은 분명하다.
부산의 김 후배 부부께서 지난주에 기술사 최종 합격자 발표가 있었는데 누구보다도 먼저 합격 소식을 알리고 싶다고 올라오셨다.
그래 그간 어찌 지냈느냐 묻고, 밝지 않게 지냈다고 대답했다.
지난날의 일들이 원망스러워 그게 뭐냐고 탄식하며 울어도 모자라겠지만 과거는 잊으라고 있는 것이니 나아가는 앞을 보자면서 참고 또 참았다.
집에 와서는 좀 달랐다.
한숨으로 낮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저녁이었다.
부산에 잘 도착했다는 후배의 문자가 있었고, 김종환 가수가 우리 갈마동 성당 성모의 밤 행사 공연차 오신다는 소식이 좋다는 지인들의 답신이 와 있었다.
데보라는 골아떨어진 사람 머리맡에 딸기를 가지런히 놔두고 저녁 미사에 가 안 보였다.
그게 언제던가.
아쉬운 한 방(放)이었다.
그리고 회심의 한 방이었다.
또 체면 불구하고 다섯이어서 화하게 웃으면서 폼잡고 찍었어야 할 사진 한 방이었는데 놓쳐 딸기 마나님 사진으로 대신한다.
http://www.facebook.com/kimjyyfb
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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