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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육 씨

by Aphraates 2022. 5. 27.

() 씨 하면 육영수 여사님이다.

인자하신 국모의 표징처럼 추앙받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것 같다.

그분 생가는 대전과 충북의 경계점에 있는 옥천의 구읍(舊邑)이다.

행정구역상으로 충북 옥천군 옥천읍 향수길 119이다.

 

가보면 가슴이 아파 옷깃이 스며진다.

아버지 대통령과 딸 대통령 시절에는 잘 관리되고 번들번들하여 서슬 시퍼렇던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줬으나 그 이후로는 그냥 명맥만 유지한다고 볼 정도로 쓸쓸한 구옥(舊屋)으로 남아있다.

옛 시절 향수에 젖은 사람들이 보거나 두 분의 후손들이 볼 때는 참 안타까운 심정이겠지만 권력 무상이란 것을 실감케 하는 냉엄한 현실이 그렇다.

 

방문객들은 꾸준하다.

예전같이 문전성시는 아니어도 아름아름 많이들 오신다.

이웃에 있는 향수(鄕愁)의 시인 정지용 선생님 생가와 함께 둘러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두 분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미당 선생이 전곡 한탄강 주상절리 위에 자리한 제28사단 81연대 독수리 부대 마이가리(まえがり,前借, 가불) 일병 계급장을 달고 첫 휴가를 나왔을 때 일어났던 문세광의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이나 미당 선생이 걸음마를 했을 당시에 강제인지 자진인지 모르지만 납북된 정지용 시인 월북 사건을 역사적으로 평가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들 하는데 그런 것은 분단 조국의 아픔으로 미루더라도 두 분을 칭송해야 한다고 연단에 선 이 연사 목이 터지라 하고 주장하는 바이다.

 

혹시......,

혹시 뭐.

군사 주위와 반공 제일에 익숙한 구세대이거나 자유와 평화를 경시하는 국가보안법 위반자가 아니냐고 의심의 눈길을 던질지 모르지만 그런 케케묵은 구태는 버려야 할 것이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그런 유치하고 진부한 이념과 사상 논쟁이냐며 척결되고 도태되어야 할 당사자는 미당 선생 같은 양심들이 아니라 댁들 같은 혹심이라고 되치기하고 싶다.

 

육 씨 하면 생각나는 분이 또 있다.

가오동 출신의 문화동 학교 후배인 육사장님이시다.

말 술을 할 것같이 괄괄하고 우락부락한데 술은 입에도 못 대고 일과 가정에 충실남(忠實男)이다.

 

그러고 보니 육 씨에 대해서는 상당히 호의적인 편이다.

원래 좋으신 육 씨 일가들이시다.

뭘 잘 못 보고 실수 안 하는 정도이니 우리의 영원한 우군으로 육씨 가문을 빛내줘 술 한잔내시겠다고 하면......,

그거야 못이긴 척하면서 따라나설 용기가 있다.

 

어허, 이번에는 또 다른 육 씨가 나타났다.

육룡이 나르샤라는 드라마도 있었던 것 같은데 별의별 육이 다 있다.

 

육육영(陸陸嶺) 씨다.

어느 기자나 글쟁이가 먼저였는지 알 수 없으나 육군은 육사에 영남 출신이라는 것을 빗대어 만들어 낸 비공식 합성어다.

 

머리가 참 잘도 돌아간다.

큰머리일까 잔머리일까.

이름이 좋은가, 내용이 좋은가.

칭찬일까, 비난일까.

뭔지 모르지만 작명하는데 일가견이 있다.

전에는 고소영, 성시경, 캠코더를 만들어내더니 급기야는 서오남과 MSG에 이어 그 육 씨가 만들어진 것이다.

TK, PK, MK, DJ, YS, JP......, 그런 이니셜을 모방한 각종 명명(命名) 사례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좋은 측면으로 해석하고 쓰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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