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
대표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
달마대사의 동쪽으로의 행보는 상세하게 얘기를 안 해도 예측이 가능하고, 인기리에 방영됐던 그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서쪽으로의 행보는 뭔지 알 수가 없다.
우크라이나는 모국 격인 러시아와 전쟁 중인 속국이라 볼 수 있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같은 것으로 결말 됐으면 하는 것 같은데 양측이 다 어려운가 보다.
작은 쪽이 더 어려울 것은 뻔하다.
국내적으로는 결사 항전을 벌이기도 하고, 서방에서 지원하기도 하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전쟁이 종식되고 약소국의 사람들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연시 기도하고 계신다.
우크라이나는 우리와는 어떤 사이인가.
자원이 풍부하고, 밀 주생산국이고, 동방과 서방을 잇는 원유와 가스 라인이 통과하는 요충지이고,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일어났던 나라라는 정도는 알고 있지만 서양 사람이 사는지, 아랍인이 사는지, 동양인이 살고 있는지조차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잘 모른다.
크게 궁금할 필요가 없다.
당국이나 전문가들이 알아서 잘할 것이다.
이럴 때 왁작지깔하거나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는 식은 곤란하다.
우리의 처지가 처지이니만큼 전략적인 모호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좋게 말하면 등거리 외교이고, 안 좋게 말하면 양다리 걸치는 것이다.
댁의 문제는 댁들끼리 해결하는 것이 좋고, 우리는 우리대로 할 수 있는 역할을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인데 그대로 놔둘지는 미지수다.
그런데 조금 궁금한 게 있다.
얼마 전에는 예비역 L 대위가 람보 같은 군복 차림의 용병으로 그 나라를 다녀와 공항에서 무슨 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옛날에 당국 지시 사항을 어기고 중동 선교를 나갔다가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기시감이다.
대부분은 왜 위험천만한 여행금지국에 들어가 국가를 곤란하게 만들고 국민을 애태웠느냐고 비난하였지만 일부에서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순교자라고 추앙하는 추모 물결도 있었다.
비슷한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
젊은 지도층 인사가 전쟁터를 방문하고 있다.
동행인들이 누구이고, 얼마만한 규모인지는 파악이 안 됐다.
공식적인지 비공식적인지. 합법적인지 불법적인지 모르겠으나 우임받지 않은 자격으로 묘한 관계인 그 나라에 왜 갔는지 궁금하다.
심심풀이 땅콩으로 그냥은 아닐 것이다.
목표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추측해보건대 정치적인 문제, 국가적인 문제,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묵묵부답이니 뱁새가 황새의 뜻을 알 수 없다는 체념으로 접어야 할 것 같다.
현충일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며 당신들이 계시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음에 감사드린다.
아울러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시다가 먼저 가신 조상님들께도 같은 마음이고, 오늘을 살며 내일을 기약하는 남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도 한결같이 그 마음이라고 말씀드리면서 그렇게 이루어주시라고 청한다.
공경하올 조상님들이시고, 당신들과 함께해야 할 이날에 이역만리로의 행차가 썩 어울리는 것은 아닌 것 같아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전혀 엉뚱하게 술술 풀려나가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런 행운을 바라고 살기에는 너무나 복잡하고 할 일이 많은 것이 현실인데 동쪽으로 서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 뭔지 몰라 더 우려된다.
국악 하는 음악인이 국악을 더 심도 있어 배워야겠다며 고전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나 아닌지, 소나기의 황 선생님께서 환생하시어 못다 이룬 동양적인 서정 문학을 완성하시겠다며 서양의 대표 격인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신다는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선결문제도 있을 것이다.
손가락 이야기를 마무리하지 않고 슬그머니 넘어가려는 것과도 유사하다.
지구를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는 일언반구 입 밖에도 안 나온다.
다른 대사를 도모하기에 앞서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알아듣기 쉽게 해명하여 동의받는 것이 먼저일 것 같은데......, 이러다가 명예훼손죄, 국가모독죄, 반공법 위반과 함께 괘씸죄까지 덧붙여 곤욕을 치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 오늘을 있게 한 조상님들의 희생과 지혜라는 것을 생각하면 일치와 화합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발 생각 좀 하고 행동 좀 잘 하며 살자고 일갈할 수 있다.
새벽부터 비가 좀 내린다.
즐겨찾기에 있는 기상청 단기예보를 보니 둔산동 지역은 최고/최저온도 24/17℃에 흐린 날씨에 약한 비가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래도 가야 한다.
미당 선생 부부는 서북쪽으로 간다.
가야 할 까닭이 명확하다.
자식들을 군에 보내고 우시던 갓난 어머니와 구만 아버지 선영과 함께 군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고 요절하신 종길 형을 찾아 현충일과 더불어 기일을 기념하고, 당시만 해도 까마득하게 느껴지던 전방 지역 홍천에서 군 생활을 하신 큰 형님과 맹호/백마 부대로 두 번에 걸쳐 월남 파병에 나서셨던 둘째 형님을 찾아뵈려고 한다.
청양으로의 행차 전에 월남에서 전사하신 동작동 국립묘지의 큰형님께 인사를 하였는지 향촌 요한 대자님한테 기도 중에 기억하면서 영원한 안식을 주시라고 기도드리고 있다 위로 인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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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사회복지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