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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거리 전쟁

by Aphraates 2022. 9. 5.

세상이 빠르게 돌아간다.

사람 사는 모습도 가지가지다.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진다.

 

기상천외하거나 전대미문의 신조어도 속속 만들어진다.

자기가 만들어 놓고도 무슨 말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때도 있다.

신조어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

그러니 시대에 맞춰 호흡하는 사람들은 신조어를 요긴하게 쓰지만 시대 흐름에 뒤지는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파악이 되기도 전에 다른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제대로 쓰질 못한다.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들이야 별 불편이 없겠으나 사전이나 통역사가 필요할 정도로 감각이 무딘 형광등과의 사람들은 불편을 넘어 황당할 것이다.

 

거리 전쟁이란다.

주차 전쟁이나 비정한 거리라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그 말은 생경하다.

뭔지 기사를 자세히 보았다.

길 하나를 놓고 행인들과 상인들의 갈등이었다.

그런 말이 나옴직도 해 보이고, 그런 전쟁이 벌어질 만도 해 보였다.

 

좀 씁쓸하긴 하다.

짝사랑이었다.

우리 편이어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좋은 감정이 변하질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변절과 배신의 적군으로 된다면 서글픈 일이다.

 

신촌 부도심의 연세로(延世路,신촌로타리-연세대 정문 사이) 이야기다.

미당 선생이 주경야독의 고달픈 인생살이를 하던 시절의 이름이 아니라 그 후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의 변천사가 어떻든 간에 내내 그 거리다.

그 거리는 꿈의 거리였다.

거기를 찾는 다른 대학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거닐어보고 즐겨보고 싶던 거기에서 전쟁이 벌어졌다.

6·10 때 이한열과 박종철 열사로 대변되는 민주 세력과 그를 저지하는 군부 세력 간에 벌인 그런 전쟁이 아니다.

삶의 질과 양을 놓고 벌어지는 행인과 상인의 갈등이다.

공평한 입장에서 공명정대한 결정을 내려 어느 편을 들 수도 없다.

 

최고의 여 학당을 자랑하는 여학생들이 지성과 유행을 선도하며 아름다움을 창출하던 이화여대가 있는 곳이다.

가난한 시골 학생들은 야성과 추진력의 호랑이로 상징되는 안암 골의 고대로 가고 부유한 도시 학생들은 날렵하고 준수한 독수리로 상징되던 신촌 골 연대로 간다는 그 학교 위치한 곳이다.

화려하거나 크지는 않지만 내실 있는 참교육을 실천하는 가톨릭 계통의 학교로 인정받는 서강대가 있는 이웃 동네다.

미술 대학으로 명성을 날리는가 하면 서울의 청춘들은 다 거기로 모인다고 하는 홍대거리가 있는 홍익대가 있는 건너편이다.

면면을 볼 때 그 거리는 노래와 보컬 그룹 이름처럼 신촌 블루스.

 

그리움과 추억만 해도 충분할텐데 뭘 더 좋게 하려는 것인지 실리와 명분을 놓고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차 없는 거리의 연세로의 존속이냐 철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다.

이쪽 행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아주 훌륭한 제도인데 왜 갑자기 폐지하려고 하느냐며 한사코 절대 반대이고, 저쪽 상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상권 다 죽어 나가는 판에 무슨 버스킹(Busking, 길거리 라이브)이고 예술이냐며 절대 찬성이란다.

운동권 출신으로 제도권에 들어간 이() 구청장님이 골머리를 앓을 것 같은데 우산 장수와 나막신 장수를 아들로 둔 어머니처럼 난감하게 되어 솔로몬 왕이라도 모셔야 할 것 같다.

 

상호 호혜 평등 원칙으로 취할 것은 취하고 사할 것은 사하면 될 텐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며 아파하는 것은 피하고 싶지만 현실이 녹녹지 않아 괴로운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야 할 한 판이니 나도 한 발 너도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더불어 사는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는 계기가 되도록 만들어야 하는 당위성을 인정하고 그리 이루어지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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