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불공장 지사 뒤편에 “값진 한우”라고 있다.
삼천포 댁이 개발하여 몇 번 갔고, 향촌 댁하고도 가끔 갔다.
한우집이지만 소맥폭탄용 한우를 먹으러 간 것은 아니다.
찾은 것은 점심의 갈비탕이었다.
손님들이 꽤 많다.
음식, 분위기, 청결, 서비스가 좋다.
갈비탕을 먹는 중이나 먹고 나서나 이름 그대로 값진 한우라는 칭찬을 하게 된다.
값이 13,000(?)인가 하여 다른 집에 비하면 약간 비싼 편인데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가성비가 좋다.
그러니까 값이 비싸 값진 한우가 아니라 제 값 이상을 하는 갈비탕이라서 값진 한우로 간판 값을 톡톡히 하는 수수하고 작은 식당이다.
값을 하자는 소리를 가끔 한다.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고, 글로 쓰기도 하고, 어떤 대화의 장에서도 한다.
남들을 부담스럽지 않는 자화상 같은 이야기다.
얼굴값을 합시다.
이름값을 합시다.
나이값을 합시다.
자리값을 합시다.
밥값을 합시다.
주로 그런 값을 하자고 하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값을 해야 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그 많은 것을 일일이 헤아려가며 실천할 수는 없다.
성실하게 살다보면 그런 걱정을 안 해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값도 있다.
값을 제대로 하기가 참 어렵다.
선천적으로 값을 못하는 예도 있고, 후천적으로 값을 못하는 예도 있다.
무식하고 무능해서 못하는 경우도 있고, 유식하고 유능해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엊그제는 결재권자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다.
개인을 향한 직격탄이었지만 전체에게도 해당되는 경고였다.
조직 책임자한테 날리는 간접적인 경고이기도 했다.
질책 내용은 간단하다.
값을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숨고싶었다.
후배가 선배한테 그런 돌직구를 날릴 때 본인도 안타까웠겠지만 평소에 얼마나 많은 불만이 있었기에 그랬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별도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고, 이렇게 나가면 목표 달성에 무리가 없을 거 같으니 좀 서운한 것이 있더라도 조용히 넘어가자고 부탁했다.
난들 선배님들한테 그러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줄 아느냐며 오죽하면 그랬는지 좀 헤아려 주라는 하소연도 들었다.
다 무난하다.
그러나 미흡한 면이 없지 않다.
제발 친정인 발주처 젊은 후배들한테 누를 끼치거나 부담을 주지 말고, 열심히 일하는 시공사 현장 작업자들로부터 안 좋은 소리 듣지 말고, 누가 시키거나 지적하지 않아도 내 할 일은 내가 알아서 칼큼하게 처리하여 역시 경력자들의 노하우가 대단하구나 하는 소리를 듣자고 강조한다.
그런데 잘 안 돼 위태위태하고 답답했는데 느지막하게 터진 것이다.
미당 선생도 속상했다.
이합집산이지만 그런 조직에서 동고동락하며 수십 년을 견뎌낸 우리다.
그런데 갈수록 긍정적인 면이 퇴색돼 가는 것 같다.
공생공존의 정신도 약해지고, 우이독경끼와 옹고집 끼도 있고, 능력 한계와 무사안일 끼도 동하고......,여러가지가 있다.
조심하자고 누차 강조했건만 쌓이고 쌓인 것이 터졌다.
자존심 팍 상하도록 당하는 것을 본 것도, 조용히 할 수도 있는 충고를 젊은 직원들이 있는 사무실에서 고성방가로 그러는 것도 싫었다.
여기저기서 듣고 체험하는 것들을 일일이 이야기하면 어느 곳의 누구라도 견뎌낼 수 없을 거라는 폭탄을 던지고 싶었지만 그 것은 무모한 자폭으로 또 다른 엉뚱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일 수도 있으니 차마 그럴 순 없었다.
값지게 살아야 한다.
우리 세대들의 생활 모토였던 사명감, 소명감, 장인정신, 공명심과 자부심, 솔선수범과 이해 협조를 소환해본다.
빛바랜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 정신도 리마인드 해본다.
시대가 변하여 희미해져졌을지라도 그 세대를 살았던 사람들까지 무관심하면 역사는 부정되는 것이고 미래는 없는 것이다.
과거와 미래가 없는 현실도 존재할 수 없다.
값이 비싸고 번쩍번쩍하는 금수저가 아니고 값이 싸고 빛이 없는 흙수저도 그에 걸맞게 쓰이면 값진 수저가 되는 것이다.
값을 해야 한다.
1,000원 짜리가 10원 짜리로 되는 것은 사기이듯이 산전수전 다 겪은 상류 인생이 천방지축인 하류 인생이 되면 이만저만한 직무 유기이자 창피 사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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