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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한 사람, 한 마디

by Aphraates 2024. 4. 7.

열 시 반 공동체미사 침례를 했다.

좀 썰렁했다.

한 사람도 없고, 한 마디도 없었다.

성당이야 그런 걸 이야기할 대상이 아니다.

걸어서 성당을 오가는 주변이 그랬다.

성당 가는 갈마 사거리에 프랭카트 몇 장 걸려있을 뿐이었다.

유세차도 안 보이고, 기호가 들어간 형형색색의 정당 제복을 입은 선거운동원은 눈을 씻고 봐도 안보였다.

성당 마당에도 환한 웃음과 정중한 인사로 미사 안내를 하는 성당 봉사자들 몇 분들이 전부였다.

정문 앞에서 정당별로 편을 갈라 여럿이 줄지어 서서 “OXXX후보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큰소리를 내는 퍼포먼스를 하는 정치인과 후원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이런 적은 없었다.

너무 요란한 것도 이상하지만 너무 조용하니 더 이상하다.

대전 서구을(西區乙:둔산지구) 선거구 민당 1번과 국당 2번 후보와 사적으로 또는 공적으로 가까운 갈마동 교우님들도 많은데 누구를 부탁한다거나 누구는 안 된다거나 하는 말 한 마디도 없다.

전국적인 상황을 자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정치인 교우님도 있다.

그런데 이번 4.10 선거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기로 작정했는지 돌아가는 상황을 이야기해주는 서비스 논평 한 마디도 없다.

 

그대 멀리인가.

밤을 잊은 그대인가.

무관심인 것은 아닌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표정이 그를 말해준다.

승리의 나팔을 불거나 패배의 곡소리를 내려고 하는 연습은 아닌 것 같다.

진인사대천명인가.

게임 오버인가.

지금에 아등바등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찬물 마시고 속 차리자는 것인가.

알아서 긴다면 될 것도 안 될 텐데 무슨 연유로 인하여 자포자기를 한다는 것인가.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는데 꽃이 피기는커녕 꽃봉오리도 맺지 못 하고 시들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이다.

긍정적인 사람이 부정적인 것에 눈길을 주면 큰일인데 한 사람도 없고, 한 마디도 없다고 탄식하는 것은 이 무슨 변고인지 대답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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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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