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 씨.
수더분한 촌부 스타일의 연예인인 그 분을 좋아한다.
왕 회장님의 꼬드김에 빠져 제 3 지대 정당으로 정계에 입문하여 여의도에 입성했다가 보수 정당을 기웃거리다가 초라하게 정계 은퇴를 한 흠이 맘에 안 들지만 연기자로서는 국보급이라 생각한다.
비슷한 길을 걸어온 좀 윗 연배인 이순재 씨와 다른 길을 걸어 온 신구 씨와 비교해 볼 수도 있지만 과거를 묻지마세요는 여기에서도 통한다.
참고로 세 분은 미당 선생은 꿈도 못 꾸던 명문고 중앙(최), 경기(신), 서울(이) 고등학교 출신이다.
그만한 머리와 자질과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기에 전문 분야에서 금자탑을 이룩하신 것이다.
연기인 최불암 씨와 김혜자 씨는 부부인 줄 알았다.
시트콤 “전원일기”에서의 부부로 나오는 것을 그대로 실제 부부처럼 착각한 것이다.
실제는 같은 연기자로서 명성이 높은 김민자 씨다.
허구와 실화를 혼동할 수 있을 정도로 뇌리에 인간 됐다는 것은 역시 그만한 그릇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시나리오 작가가 글도 사실적으로 잘 쓰고, 연기자가 대본 취지에 맞게 연기를 사실적으로 하고, 종합 예술이라 하는 연출자 감독이 둘을 잘 조화시키고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명작이 탄생한 것이다.
요약하면 삼박자가 잘 맞았다는 것이다.
명작 전원일기를 상기시키는 프로에서 회장 부인 김혜자 씨가 회장인 최불암 씨를 디스했다.
최불암 씨는 왜 한국인의 밥상 같은 것만 하느냐는 것이었다.
연기자가 본업인 연기를 해야지 왜 부업인 리포터, 나레이션, 엠시 같은 역할에 치중하느냐는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내막을 잘 모르는 처지에서는 의아했다.
외도이긴 하나 부업이라는 프로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처럼 잘 하고 계시는데 왜 연기만 고집하는 것일까.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해가 됐다.
본업의 구도를 벗어난 것은 일탈이다.
정상이 아니라 비정상인 것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 그 이유를 들어봤다.
시대 변천에 따라 예전의 동네 회장 같은 역할이 사라졌단다.
억지로 설정해도 먹히질 않는단다.
개인적인 에너지 고갈도 문제란다.
나이 들거나 슬럼프에 빠져 본업 이외의 부업 유혹에 안 빠질 수가 없단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이해하면서도 이단자나 변절자 취급을 받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단다.
인생 서막과 종막이 그렇다.
아름다운 마무리가 필요하다.
그리하려고 노력하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다.
미당 선생도 자문자답하며 그런 것을 느끼고 있다.
탓할 일은 아니다.
인생무상이라 받아들이며 조금이라도 덜 얼룩지고자 정성을 기울인다.
일이 바쁘다고 하여, 몸이 피곤하다고 하여, 환경과 여건이 어렵다고 하여 정작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은 자존심과 정체성의 모호함도 용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고자 해도 스스로 제어하고 통제할 수 없는 날들이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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