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지인 중에는 유독 전북 지역 사람들이 많다.
대전 충남 사람들 다음으로 많은 것 같다.
왜 그런지 이유를 살펴봤다.
첫째는 충청도와 인접한 지역이라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설득력이 좀 부족하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충청도와 맞닿은 경기도, 충북, 경상북도 사람들도 많아야 될 텐데 별로 없다.
둘째는 고등학교 학연과 직장 회사 사연이라서 그럴 수 있다.
타당성이 가장 높다.
호남, 영남, 충청과 이웃인 대전에는 호남 사람들이 많았다.
대전 인구의 30% 정도가 된다고 하기도 했는데 그에 비해 경상도 사람들은 미미한 편이었다.
대전이 그렇게 삼남 요충지이다 보니 타지 학생들도 많았는데 특히 전북 지역 학생들이 많았다.
회사도 학교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불 공장의 대전 지역본부는 충청, 대전, 전북, 충북 일원을 관장하고 있었는데 본부에 근무하던 시절에 전북 지역을 많이 다녔고, 동료들도 교류가 상당히 많았다.
회사 동료관계에 이어 성당 교우 관계에서도 전북 지역 교우들이 많은데 그런 사회적인 인연의 영향이 아니었나 싶다.
무진장이라 했다.
버스는 아직도 무진장 여객이다.
그런데 선거가 동네를 찢어놓았다.
게리맨더링은 아니다.
인구수대로 선거구 획정을 하다 보니 완주·진안·무주, 남원·임실·순창·장수로 갈린 고육지책인 것 같다.
같은 규모와 급의 기초지방자치단체이면서 선거구 두세 개인 서울과는 사뭇 다르다.
이산가족이 아니라 이산 형제가 됐다.
오늘은 형제 화합을 기하는 행사를 했다.
선거권은 없지만 남원 거주 주민으로 진안 장에 다녀왔다.
물론 무진장에서 떨어져 나간 진안을 아쉬워하고 진안군민을 위로하고자 한 건 아니다.
휴일 시간을 보내러 간 것이다.
선거구 인식을 못 하고 가서 당선사례 인사 플래카드를 보니 무진장 동네가 그리 갈라져 있었다.
일요일 종일 집에 있으면 다음 한 주가 지루하다.
어떤 식으로든 풀어줘야 좋다.
그래서 대전에 안 가고 임지인 남원에 남아 있을 때는 주변을 돌아보곤 하는 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이 진안 장날이었다.
장은 생각보다 컸다.
도시에서 먼 시골이라서 장이 잘 되는 것 같다.
반면에 이채로운 면도 있었다.
산악지역이니 산나물 등이 주를 이룰 거로 생각했는데 딴 판이었다.
심심산골에서 망망대해에서 잡히는 코다리, 홍합, 칠게를 묵직하게 사 들고 왔다.
해산물을 피는 노포의 아주머니는 대전 중촌동이 집이라고 하여 진안에서 고향 사람을 만났다며 반가워했다.
붕어빵, 풀빵, 기름 호떡, 꽈배기를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노점상에서 구운 커다란 호떡을 하나씩 들고는 차로 돌아와 바삭바삭 맛있게 먹었다.
마이산 남부에 갔다가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 그냥 돌아왔다.
대형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어찌나 많은지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등산객과 관광객들이었다.
북쪽으로 기수를 돌려 암수 한 쌍의 마이산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고는 외곽으로 나가 홍삼 떡갈비 정식으로 식사했다.
어제 삼천포의 도다리 생선회 정식에 비하면 1/5 가격이었지만 가성비가 괜찮았다.
마실은 재밌다.
의미 있는 먼 곳은 먼 곳대로, 별다른 의미 부여를 안 한 곳은 안 한 대로 좋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 인심이 후해야 맛깔스러운 장이 될 것이라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긴 하나 대개는 그를 추종하는 편이기 때문에 어렸을 적의 미당 장날과 같은 정겹고 풍요로움은 죽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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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