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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by Aphraates 2024. 4. 20.

문화동 학교 한전-대전 동창회가 있었다.

전체 회원은 60명이 채 안 된다.

한 때는 100명이 넘었었는데 갈수록 줄어든다.

한전에 입사하는 후배들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평생 동지로 국가 발전에 헌신한 선배님들은 한두 분씩 어디론가 가시기 때문이다.

어제 법원-검찰청 앞 M 퓨전 한식집에서의 정기 모임은 근래보기 드물게 성황이었다.

40여 명이 참석했다.

 

동문회도 줄어드는 변화가 역력하다.

세상의 변화에 추종하는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동문과 동료 의식은 여전히 끈끈하다는 것이다.

학연이 다른 이해관계의 악연과 닿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 인간관계가 더불어 원만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다툼할 것이 없기에 아름답게 변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많은 동문들이 참석하시어 기분이 좋았다.

30명도 못 모이던 때와는 사뭇 달랐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잇다.

날짜를 손없는 날로 잘 잡은 것도 한 목 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선후배의 끈끈한 정이 아닌가 한다.

 

모임은 조용하지가 않다.

그렇다고 문중이나 집안에서 재산을 놓고 왁작 지껄하는 것은 아니다.

동문들이 다 연만하시어 말하는 것도, 먹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많이 쇠약해졌다.

진정으로 변모해야한다는 과거의 말은 쑥 들어가고 누추하지 않게 변장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꿩 대신 닭인 셈이다.

자신을 부풀리거나 누구를 속이거나 하려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날들을 되새기며 조용한 마무리를 하기 위함이다.

누구한테라도 공통적으로 정해진 길이라는데 같은 인식이다.

초라하고 약해진 모습이 서글프지만 그나마도 간수하지 못하면 누추해질 뿐이니 각별한 생각과 처신이 필요한 것이다.

 

다행이다.

다 바뀌어야 한다고 큰소리치며 위기탈출의 임기응변으로 변장하는 것이 아니라 나아지기보다는 더 악화되지 않도록 변모하자는 데 손가락질 당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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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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