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3일 연휴다.
어른을 모시거나 아이들을 챙겨야 할 처지라면 다시 없는 가정의 달에 맞이하는 연휴가 될 것이다.
회사 현장 일도 우선하여 한숨 돌린 상황이다.
다른 일에 앞서 구실로 대야 하는 소맥 폭탄 부대 작전도 이번에는 불가능하다.
임플란트 시술로 근신 중이라서 작전에 참여는 가능하나 소맥 폭탄은 아니 되니 참가한다 해도 앙꼬 없는 찐빵이니 그 찐빵을 위하여 시간을 할애할 정도로 여유롭지는 않다.
어디로 가야 하나.
5년 넘게 삼천포와 남원을 오가면서 남쪽 지역은 웬만큼 다 섭렵했으니 갈만한 곳이 마땅치가 않다.
복잡한 서울 지역도 부담스럽다.
청주 공항을 통하여 나갈 수 있는 가까운 동남아나 일본 해외여행은 가능하나 맘이 떠나 있다.
가장 실현성이 있고 맘이 좀 끌리는 곳은 몇 년 동안 못 간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의 임진강과 북한강의 휴전선 일대다.
거기도 딱은 아니다.
가고 싶은 곳을 가면서 만나야 할 친지들이 많은 서울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맘이 편칠 않을 것이다.
연휴를 잘 보내려고 하는데 맘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여행의 기쁨이 반감할 것이니 그를 선뜻 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 어디인가.
성격상 3일 연휴 동안 지친 심신을 달랜다거나 밀린 잠을 잔다는 것도 가당치 않을 것 같으니 어디론 가는 떠나야 할 텐데 어찌 할 텐가.
어여 결정하자.
다급할 것은 없다.
그러나 마냥 미뤄질는 것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어디론가 정해지기를 바라던 차였다.
그런데 뭔가가 통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성심당” 기사를 보고는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날은 향촌이다.
집에 머물면서 집안 손질과 청소를 하면서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리를 한다.
갈마역이나 정부 청사 역에서 도시철도를 탄다.
구 충남도청과 대전역 중간의 중앙역에서 내린다.
추억의 중앙로 지하상가와 중앙시장과 은행동 으능정 거리를 돌아본다.
성심당에 간다.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리는 매장 겸 카페에서 주교좌 대흥동 성당을 바라보며 팥빙수를 즐기고는 나오면서 사랑하는 누구인가에 선물할 빵을 산다.
둘째 날은 갈마동이다.
성당 공동체 미사가 끝나고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도망가듯이 할 것이 아니라 오붓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다.
그것으로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대청호든 계룡산과 대둔산이든 대전 외곽 어딘가를 다녀온다.
셋째 날은 미당이다.
본가에 들리고 청양 감나무골과 대천 주포 선영 인사다.
다녀오는 길에 시간이 되면 어항에 가서 해산물을 현지식으로 즐기고 사서 와서 데보라 세프 요리도 기대해본다.
그렇게 삼 일을 보내면 황금연휴를 까먹었다는 후회를 하진 않을 것 같다.
가까운 데를 놔두고 먼 데 가서 찾을 것 없다.
실리는 어디에서도 얻을 수 있고, 그 실리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백 원짜리가 천 원이 될 수도 있고, 천 원쩌리가 백 원이 될 수도 있다.
약자와 빈자의 코스프레가 아니다.
실패작을 성공작으로 만들기 위하여 별의별 핑계와 구실을 다 들이댄다며 웃을지 모르지만 웃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을 되치기하는 것이 될 수도 있음을 모르는 바가 아니니 거리낌 없이 그대로 행하면 될 듯하다.
변덕이 있을 수도 있고, 상황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계획과 생각대로 잘 될지 모르지만 그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제대로 된다면 유익하고 의미 있는 5월의 연휴가 될 것이다.
어쩌면 머무는 일상(대전)이 이상이 되고, 떠나는 이상(남원)이 일상이 될 수도 있다.
모양새는 특이하지만 아주 바람직스런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주어진 대로 이상을 일상으로, 일상을 이상으로 돌리면 아름다운 날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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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