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 빠지고, 컨도 빠지고 심란하다.
미당 선생의 이(齒)와 남원 현장의 컨테이너다.
1년 6개월 만이다.
저절로 빠지는 이나 힘들여 빼내는 컨이나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둘 다 예견되고 예정된 것이기에 받아들이지만 약속이나 한 듯이 함께 빠지니 야속하고 허전하다.
이사 가는 뒷집 아이 보내는 것처럼 맘이 짠하다.
밖을 내다보고 싶지 않다.
그런데도 자꾸만 발길이 작업 현장으로 가진다.
장비의 굉음과 큰소리의 작업자들 소리가 싫은 게 아니고 섭섭하다.
좀 더 놔뒀다가 가져가면 안 되냐 묻고 싶기도 하다.
두어 달 후면 최종 마무리를 짓고 감리단이 철수한다.
지지난해 설치되고 지난해 겨울부터 빠지기 시작한 50여 개의 컨테이너가 그때 다 빠진다.
그 후로는 공터를 정리하고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건강하시고 건승하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서면 남원하고는 끝이다.
함께 하던 분들이야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 수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이만한 공사가 벌어지기는 어려우니 남원에 다시 온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컨테이너, 너도 고마웠다.
겨울에는 따뜻했고, 여름에는 시원했다.
기억해 주겠다.
어디를 가더라도 좋은 주인을 만나 네 역할을 충실히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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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