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이 우리의 살 길이다.
달리 방도가 없다.
그에 매진해야 한다.
보릿고개를 이겨내고 근대화 과정에 들어설 때 그것만이 우리의 살길이라고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수출입국(輸出立國)이었다.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심각한 전력 부족 사태로 겪던 1970년대 말에는 원자력만이 에너지 자급자족을 위한 길이라고 했다.
미당 선생도 신입사원 시절에 차출되어 원자력을 알리는 노란 어깨띠를 두르고 대전역을 비롯한 대전 중심가에서 홍보활동을 몇 년간 했다.
그런 원자력이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처음 석유와 석탄의 화석 에너지에서 원자력으로, 다음 원자력에서 신재생 에너지로, 그 사람 다음 신재생 에너지에서 원자력으로 돌고 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어느 것을 채택하더라도 독보적인 것이 아니라 장단점은 있어 어느 하나를 고집하거나 옹호할 수는 없는 애로사항이 있다.
에너지 불변의 법칙을 생각한다면 되도록 에너지는 덜 쓰고 아껴 쓰는 것이 좋은 방법일 텐데 거기에도 어려움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간단히 말하면 정답은 없고, 최상의 답이 있을 따름이란 것이다.
고리 원전 1호기가 폐쇄 절차를 밟고 해체 수순에 들어가는 것 같다.
역사의 뒤안길이란 말이 와닿는다.
잘 이용한 원자력을 명예롭게 퇴진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텐데 원자력을 홍보하던 사람으로서 잘 가라고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이 세월과 인생무상을 새롭게 하고 있다.
원자력은 좋은 것이라고 홍보하던 20대 총각은 이제 70대 노인이 되어 “맞아, 그때 그랬었지” 하고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표정으로 먼 지리산만 바라보고 있다.
한민족이라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요, 우리의 살 길은 남북이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좋은 그림을 독버섯처럼 방긋 웃으면서 알게 모르게 견제하고 배척하며 자기들 이익을 취하려는 독소도 있다.
대통령께서 기자회견을 하신단다.
만시지탄이라며 아쉬워한다.
하지만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를 수도 있다.
비관적으로 보면 낮은 지지율 만회를 위한 정치적인 궁여지책이라고 꼬투리를 잡으며 평가절하하기도 하지만 낙관적으로 봐 그게 정파와 정쟁을 초월하며 이념과 갈등을 종식하는 신의 한 수이자 우리의 살 길이라고 평가절상하기도 한다.
장래가 훤히 보장된 수능 만점짜리 엘리트가 수능 빵점 짜리 만도 못 한 만행을 저질러 세상 참 말세라고 탄식한다.
그러나 그에 굴하지 않고 또,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바닷가에 모래알같이 많은 사람 중에는 그런 암적인 돌연변이도 있기 마련이니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반성하고 개선하고 발전하자는 파이팅을 외치는 반전도 있다.
뭐든 100% 완벽과 완전 만족은 없다.
100% 투표에 100% 찬성이라는 수학 공식보다도 더 정확하게 만들어지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것은 구우일모(九牛一毛)에 불과하다.
그런 새치는 언제 어디서든 있기 마련이다.
그 깃털 하나 때문에 세상이 흔들려서는 아니 되고, 뭐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우를 범해서 안 되는 게 세상이자 살 길이 아닌가 한다.
세상은 돌고 돈다.
그러면서 발전도 하고 퇴보하기도 한다.
그게 두려워서 돌고 도는 세상을 거부할 수도, 막을 수도 없다.
한 때는 원자력 마니아에서 어느 때는 원자력 혐오자로, 다시 변치 않을 것 같던 혐오자에서 무조건 찬성이라는 미심쩍은 마니아 중간에 서서 엉거주춤하며 뭐가 옳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짜증을 부린다.
그래봐야 내 정신만 흐려지고 내 몸만 상한다.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거나 바꿀 수 없다면 남들 하는 대로, 세상 돌아가는 대로 가는 것이 우리의 살 길이다.
자질도 없고 능력도 안 되면서 흐르는 물을 되돌리겠다며 삽 들고 나서봐야 말 그대로 삽질밖에 안 된다.
무엇이 살 길인지는 세상 이치와 인간 도리를 따라 하면 얼마든지 알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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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