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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연의 수필 서재
수필

딴 나라

by Aphraates 2024. 5. 11.

한나라당 시절이다.

여당일 때는 물론이고 야당일 때도 막강한 파이와 파워를 자랑하던 거대 보수 정당이었다.

덩치가 크다보니 좋은 점도 있었지만 안 좋은 일도 적지 않아 가지만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시피 했다.

간간이 한나라당이 아니라 딴나라당이라고도 불렸다.

이름에 걸맞게 나라와 백성을 위하여 정작 해야 할 일들은 뒷전인 채 목전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자기들만의 리그를 벌여 민에 반하고 역사를 거스르는 무모한 처신을 하는 정당이라고 비판과 비난을 받은 것이었다.

그러나 여야를 불문하고 그 세계가 그렇듯이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져도 눈 하나 까딱 안 하고 무한 질주하다가 패가망신하기도 했다.

깊이 반성하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새로 태어난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하였지만 머리 띠 두르고 고성방가 하는 궐기대회 하는 수준을 넘지 못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어 가장 낙후된 분야가 정치계라는 오명을 달고 다닌다.

 

한나라라면 순수한 우리말의 한나라(큰나라? 대국? 韓國?)이어야지 중국의 한()나라를 끌어오거나 모방하면 곤란하다.

손자병법의 성동격서도 아니고, 남의 다리 긁는 것도 아닌데......, 야구 선수가 연거푸 에라를 치고, 축구 선수가 계속하여 O뽈을 찬다면 화나고 짜증나는 피곤한 일이다.

 

서둘러 달려와 소공동체 모임인 구역회에 참석했다.

여러 번 참석을 못 했다.

바쁜 일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양해해달라고 하는 말도 미안해 남원 현장 일이 우선한 틈을 타 올라왔다.

 

그런데 좀 안타까웠다.

그대로인 것이 좋은데 변해져 가는 모습이 싫다.

사랑이 많이 식었다.

분위기가 전 같지 않다.

아기자기하기보다는 어수선하다.

오가는 대화도 모임에 걸맞지 않게 부실하다.

딴나라 같은 이야기들이 오간다.

전체적인 흐름이 그런 것 같다.

그렇다면 모임 조직에서 그 흐름을 차단할 수도 하고, 누군가는 나서서 정리정돈을 리드할 수도 있을 텐데 잘 안 된다.

미당 선생을 비롯하여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할 위치인데도 잘 안 된다.

훈련장에 모인 예비군들처럼 평소에 안 하던 이상한 소리만 오고가는 것이 서운하고 은근히 화도 났다.

다른 일반 모임 같으면 그런 거 다 때려치우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을 텐데 그럴 순 없다.

좌불안석(坐不安席)의 인내심을 단련시키려니 내색할 수 없이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나이가 더 들어간다.

그에 보조를 맞춰야겠다.

튀지 말고 따라가야겠다.

고약한 성깔머리 다듬어 만방에 고할라치면 그만한 내공이 필요하다.

하나 그런 수고를 기울일 때는 이미 지났으니 단심가는 속으로 간직하고 하여가로 나와 이래도 흥, 저래도 흥하는 유연함으로 임해야겠다.

 

오늘도 공사다망(公私多忙)이다.

아침에 어제 남원에서 정성스럽게 끓여온 아욱 죽 한 그릇씩 때려야겠다.

안 하던 조찬의 시발이 될 수도 있다.

아침에 이어서 오전에는 부부가 함께 가는 치과, 오찬에는 여자만에서 12, 만찬에는 박()씨네 집에서 신계룡팀의 모임이 있다.

만나면 반갑고 즐거워 마냥 좋아, 좋아이다.

그러나 어떤 돌발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럴 때는 공격 전략보다는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

비록 부담 없는 의무방어전일지라도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다보다는 침묵은 금이다라는 가르침을 지킬 필요가 있다.

결산은 내일 미사에 참례하고,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걸어갈 길을 염두에 두면 만사형통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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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yyhm@hanmail.net)

수필가/칼럼니스트/한국문인협회원/한국수필가협회원

공학석사/전기안전기술사/PMP,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국내여행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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